산업은행이 버린 대우차판매 결국 법정관리로

2011-05-24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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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호 이규진 기자) 45년 역사의 대우자동차판매가 결국 법정관리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사측과 회사채 투자자인 사채권자 간의 협상이 결렬된데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도 추가 지원 없이 손을 떼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우차판매와 사채권자의 협상 시한은 오는 30일 종료된다.

개인 및 기관 투자자들로 구성된 사채권자는 지난달 20일 집회를 열어 대우차판매가 제시한 기업분할을 통한 채무상환 계획을 부결시키고 새로운 협상안을 요구했다.

대우차판매는 채권단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연장의 전제 조건으로 내세운 기업분할 방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법적 리스크를 감수하며 25일 사채권자 집회 재소집을 추진했다.

그러나 채권 수탁사인 증권사와 집회에 참석했던 투자자들이 지난달 의결된 내용을 근거로 지난 20일 법원에 인가를 신청하면서 대우차판매의 무리수는 수포로 돌아가게 됐다.

사채권자는 사측에 추가 담보를 제공하거나, 기업분할에 따른 채무 배분 계획을 전면 수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기관 및 개인 투자자들의 채권을 부실이 심각한 송도개발부문에 배분하지 말고 회생 가능성이 높은 자동차판매부문에 배분하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우차판매 측은 "이미 전체 자산의 80% 이상을 채권단이 담보로 잡고 있어 추가 제공 여력이 없으며, 채무 재배분도 채권단이 반대한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대우차판매가 전북은행에 매각을 추진 중인 우리캐피탈 매각대금 1000억원 가량도 우리캐피탈 주식을 담보로 갖고 있는 솔로몬저축은행 등에 지급해야 해 운영자금으로 쓸 돈도 마련하기 힘든 처지다.

이를 제외하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창구가 전무하다.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이번 주가 지나면 대우차판매의 워크아웃 계획은 백지화되고 법정관리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산업은행은 수수방관하고 있다. 사실상 대우차판매를 포기한 모양새다.

모든 책임을 사측에 떠넘기면서 기업분할에 성공하지 못하면 추가 지원은 없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산업은행이 지난해 금호산업의 기업어음(CP) 투자자들에게 협상안을 제시해 워크아웃 동의를 얻어낸 것처럼 대우차판매 사채권자 설득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산업은행의 태도는 완강하다.

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채권단이 무조건 돈을 더 써서 기업을 살릴 수는 없다”며 “금호산업의 경우 국민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 등을 감안해 투자자들과 협상을 벌인 것으로 모든 워크아웃 사례가 동일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대우차판매는 지난 1966년 국내 최초의 자동차 판매회사인 한독산업으로 태동해 1997년 대우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가 외환위기로 모기업이 도산한 후 경영난을 겪었으며 지난해 4월 워크아웃 절차를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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