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회장 행보 ‘4인4색’

2011-05-24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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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희준 기자) 금융권에 메가뱅크론이 급부상한 가운데 민영화를 앞둔 우리금융과 외환은행 인수 여부가 최대 관심사인 하나금융, KB금융, 신한금융 등 4대 금융지주사 회장들이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외환은행 인수를 둘러싼 하나금융 김승유 회장의 고심과 산은금융의 인수합병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우리금융의 이팔성 회장은 지각 변동의 중심에서 초미의 관심을 받고 있다.

KB금융의 어윤대 회장은 외환은행과 우리금융의 인수 후보자로 떠오르고 있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모습이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내홍을 딛고 빠르게 안정감을 회복하면서 해외진출 전략을 병행하며 금융 패권을 노리고 있는 모양새다.

◇'기사회생' 하나금융 = 금융업계의 최대이슈였던 외환은행 인수로 '빅3' 진입의 급행열차를 꿈꿨던 김승유 회장은 인수안 처리가 연기되면서 위기 상황을 맞았다.

하지만 김 회장은 론스타와의 계약만료가 얼마남지 않은 시점에서 사실상 계약연장 합의를 이끌어내며‘기사회생’의 발판을 이뤄냈다.

무엇보다도 하나금융은 론스타와의 계약연장을 통해 외환은행 인수의 추진 의지를 지켜내며 투자자들의 반발을 무마시켰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대주주 적격성에 관련한 판결의 소요기간에 따른 론스타와의 계약 재연장 가능성과 금융당국의 결정유보에 따른 막대한 지연배상금 문제는 향후 풀어야할 숙제로 자리잡고 있다.

◇'암중모색' 우리금융 = 자체적으로 민영화를 추진해왔던 우리금융 이팔성 회장은 산은금융의 적극적인 인수합병 구애에 적잖이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정부의 민영화 방안을 지켜보며 방향을 정하겠다는 입장을 정하며 안정감을 되찾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20일 이메일을 통해 우리금융이 민영화의 주체가 아니라 대상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는 특히 산은지주에게 유리한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의 결정을 언급하며 당장은 자체 민영화 추진이 어렵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 회장은 이어 “그룹 회장으로서 민영화가 그룹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혀 향후 민영화 추진과정에서의 변수를 최대한 우리금융이 원하는 방향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엿보였다.

◇‘호시우보’ KB금융 = KB금융지주의 어윤대 회장은 KB국민은행의 신용카드 부문 분사를 성공시킨 뒤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편이다.

KB금융이 우리금융 인수전에 뛰어들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나 정작 어 회장의 뜻은 신중론에 가깝다.

어 회장은 20일 우리금융 인수와 관련해 “지금은 (참가할) 생각이 없다”며 단호한 입장을 내비쳤다.

특히 어 회장은 “(우리금융 인수를) 이루려다 일어날 수 있는 구조조정이나 자금조달 문제 등에 대한 분석도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어 회장이 우리금융 인수에 확신이 드는 연말께 구조조정과 자금조달 문제를 해결한다면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다는 의지를 신중하게 밝힌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어 회장은 최근 그룹경영위원회 구성원을 회장과 사장 등 2명에서 집행임원 10명으로 확대하며 내실을 기하면서 해외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KB금융은 2013년 중국 내 현지법인 설립을 위해 다음 달 중 중국 당국에 설립 인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며 다음 달 23일 베트남 호찌민 지점을 여는 등 해외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실리추구’신한금융 = 신한금융의 입장도 KB금융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한동우 회장으로 우리금융 인수합병 가능성에 대해 “은행부문은 (국내에서 규모가) 이만하면 됐다고 생각한다”며 “큰 그림에서 비은행을 인수하는 방향이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특히 신한금융은 우리금융이나 KB국민지주에 비해 자산 규모가 작지만, 은행부분에 치우친 경쟁사들에 비해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내실을 다진다는 입장이다.

대신 한 회장은 취임 100일인 7월 초쯤 지배구조 개선방안 발표를 위해 모회사와 자회사들을 시장별로 관리하는 하나금융 방식의 매트릭스 체제 도입과 최고경영자(CEO) 임기 및 나이 제한, 계열사 경영진의 공동의결기구 도입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신한은행을 중심으로 아시아 지역에 5∼7개 영업망을 추가로 확장하며 인도네시아 등 적극적인 해외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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