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 일행은 이날 오전 8시32분(현지시간)께 무장경찰차의 선도로 40여대의 차량 편으로 이동해 이틀동안 묵었던 양저우를 떠나 2시간 가까이를 달려 난징 둥자오(東郊)빈관에 도착해 여장을 풀었다. 이날 새벽부터 양저우 역에서 대기중이던 특별열차도 이날 오전 9시 30분께 이동해 난징역으로 향했다.
김위원장은 23일 저녁 영빈관에서 열린 만찬에서 중국 국가급 가무단인 둥팡(東方)가무단과 북한의 평양예술단이 함께 참여해 북·중 우호 내용을 담은 공연을 관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만찬에 중국측 인사로 누가 참석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이 함께 했다는 설이 유력한 상황이다.
난징에 도착한 김 위원장은 현재로서 난징에 하루 더 묵을지, 아니면 남쪽으로 향할지 북쪽으로 향할지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는 상황이다.
현지에서는 일단 난징에서 베이징까지 시속 80㎞ 속도의 열차로 14시간 가량 걸리는 점을 감안할 때 이날 중에 베이징으로 직행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시각이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이 난징을 거쳐 상하이(上海)로 남행할 가능성도 있다. 난징에서 상하이까지는 기차로 약 3시간 가량 소요된다. 김정일 위원장은 두번째 방중인 지난 2001년 1월 상하이 방문때 푸둥(浦東) 지구의 발전상을 보고 “천지개벽했다”며 감탄을 쏟아냈다. 아울러 그 다음해인 2002년 7월 1일 북한 나름의 개혁개방조치인 7.1조치와 금강산 특구 제정 등을 결단한 바 있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상하이를 재차 방문한다면 이와 유사한 조치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섞인’ 관측도 있다. 또 상하이로 간다면 내친 김에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ㆍ선전(深천<土+川>)ㆍ주하이(珠海) 행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이와함께 김정일 위원장이 난징에서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ㆍ우창(武昌)으로 가서 중화학 공업단지를 둘러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이럴 경우 정상회담 개최지가 베이징이 아닌 다른 곳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작년 8월 방중에서는 후 주석이 지린(吉林)성 창춘(長春)으로 가서, 김 위원장 숙소인 난후(南湖)호텔에서 북중 정상회담이 개최됐다.
반면 김 위원장이 북쪽으로 방향을 튼다면 방중을 마무리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으며, 조만간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할 것이라는 전망을 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이 지난 2000년과 2001년, 2004년, 2006년, 2010년 5월을 포함한 다섯차례 방중에서 베이징을 찾아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 정상회담을 했다. 신의주에서 단둥(丹東)을 거쳐 어떤 코스를 거쳤든 귀로에 베이징을 들러 방중에 마침표를 찍었다.
베이징이 중국의 수도라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지만, 통상 정상회담후 후 주석 이외의 중국 수뇌부와 김정일 위원장을 포함한 북한 고위층 간의 교류의 장이 마련된다는 점에서 베이징이 양국 정상회담 장소로는 ‘적격’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