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해적 변호인, 첫 재판서 관할위반 주장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삼호주얼리호를 납치해 우리 군에 생포된 소말리아 해적들에 대한 첫 재판에서 해적 변호인이 관할권 위반을 주장해 이목이 집중됐다.
　
　부산지법 형사합의5부(김진석 부장판사)의 심리로 진행된 23일 첫 공판에서 압디하르 이만 알리(21)의 변호인인 정해영 변호사는 “형사소송법상 부산지법이 이번 사건을 재판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지 판단을 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해양법 등 국제법과 조약에 의해 피고인들을 체포할 수는 있지만 체포한 피고인들을 대한민국에 데려오는 절차는 국제법이나 조약에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해적들을 우리나라로 이송하는 과정에 적법절차가 지켜졌다고 보여지지 않는다”면서 “이렇게 위법하게 이송이 이뤄진 만큼 부산지법이 피고인을 재판할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나라 형사소송법은 영장주의 원칙인데 해적을 나포한 뒤 8일간이나 영장 없이 구금하는 등 법 절차를 어긴 것을 지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우리 법원에 피고인들에 대한 재판 관할권이 있는지는 선고할 때 함께 선고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재판에는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도 특파원을 파견하는 등 국내외 50여개 언론매체가 치열한 취재경쟁을 벌였다.
　
　석해균 선장에게 총을 난사해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는 마호메드 아라이 등 해적 4명은 앞으로 5일간 부산지법 형사합의5부(김진석 부장판사)의 심리로 재판을 받은 뒤 27일에 선고받을 예정이다.
　
　국민참여재판을 거부한 거부한 압둘라 후세인 마하무드는 6월 1일 혼자 일반재판을 받고, 이날 선고까지 받을 예정이다.
　
　한편 이날 재판은 3개국 언어로 순차통역돼 진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정식 재판이 시작되면 복잡한 법률용어가 등장해 순차통역 시간이 더 길어질 것으로 보여 앞으로 5일간의 재판이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을지 우려가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