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물가 안정차원에서 LPG 수입관세를 올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면제하는 법안이 24일 국무회의를 거쳐 이달 말 공포될 예정이다. 이번 방안은 서민연료인 LPG가격을 낮추려는 조치지만, 그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행 LPG수입관세는 2%. LPG업계 관계자는 “관세 2%는 현재 가격기준 LPG kg당 24원 정도, 리터로 환산하면 14원 정도”라면서 “금액이 미미해 충전소나 판매소 단계서 흡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사실상 가격이 내린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현재 충전소의 자동차용 부탄가스 소매가격은 약 1067원으로, 여기에 14원은 1.3% 정도다. 결국 소비자가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그러나 득을 보는 곳도 있다. 바로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이다. LPG는 석유화학제품의 주원료인 나프타를 대체할 수 있다. 실제 국내 화학사들도 나프타 가격이 비쌀 때면 일부를 LPG로 대체한다. 이들 화학사들은 LPG를 직접 수입해서 쓰며 사용량도 많기 때문에 관세가 없어지면 분명한 원가인하 효과를 볼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나프타는 수요변동이 거의 없어 가격이 고가로 유지되고 아시아가 특히 수급이 타이트해 비싼 편”이라며 “천연가스를 원료로 쓰는 중동에 비해 국내 화학사들은 원가경쟁력이 떨어진다. 따라서 다른 저렴한 원료로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데 그 중 하나가 LPG”라고 지적했다.
LPG는 동절기에는 난방용 수요가 많아 비싸지만 하절기에는 싼 편이다. 나프타에 비해 통상 10% 정도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삼성토탈, LG화학, 호남석유화학, SK종합화학 등, 특히 NCC(나프타분해공정)를 갖춘 업체들은 최근 LPG 사용을 확대하는 추세라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당초 화학사들은 석유화학 용도로 쓰이는 나프타를 수입할 때 관세를 면제받아 왔기 때문에, 같은 용도로 수입하는 LPG에 대해서도 관세를 면제해 줄 것을 정부에 요구해 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