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이 유럽에서 국제통화기금(IMF) 차기 총재 단일 호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2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전날 이메일 성명을 통해 차기 IMF 총재 후보로 라가르드에 대한 지지의사를 표명했다. 이로써 라가르드는 프랑스와 독일· 영국 유럽 주요 3개국의 추천을 모두 얻는 데 성공했다.
오스본은 프랑스가 올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이라는 점을 들어 라가르드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했다. 또 "개인적으로는 IMF 60년 역사에서 첫 여성 총재를 뽑는 것도 의미가 매우 클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오스본이 라가르드를 지지하고 나서면서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가 IMF 총재 후보로 나올 가능성은 희박해졌다고 분석했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브라운 전 총리가 IMF 총재직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최근 IMF 총재는 과도한 부채의 위험성을 잘 아는 사람이 맡아야 한다며 브라운은 총재 후보로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DPA와 AFP통신에 따르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마리아 펙터 오스트리아 재무장관도 같은날 라가르드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메르켈 총리는 라가르드에 대해 "뛰어나고 경험이 많다"며 "유럽에서 라가르드를 IMF 수장으로 밀어야 한다는 콘센서스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라가르드의 특혜 및 직권남용 시비에 대한 프랑스 사법당국의 결정을 두고 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하고 있다. 그는 2007년 아디다스 전 소유주인 베르나르 타피에게 대선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을 지지한 대가로 3억8500만 유로(약 6000억원)에 달하는 정부 배상금을 받게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프랑스 사법당국은 다음달 10일 이에 대한 조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IMF 집행이사회는 23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총재 후보 추천을 받아, 같은달 30일 집행이사 24명의 만장일치로 신임 총재를 선임하기로 했다.
유럽과 IMF 총재직을 두고 다투고 있는 신흥국 진영에서는 입장이 엇갈려 아직 뚜렷한 단일 후보가 떠오르지 않고 있다. 신흥국 진영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지목됐던 케말 데르비스 전 터키 재무장관은 지난 20일 성명을 통해 총재직 후보를 사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