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1994년 이래 맥주 시장에서 17년간 2위에 만족해야 했던 오비맥주가 올해 1분기 눈에 띄는 성장을 하면서 1위인 하이트맥주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올해 1분기 양사의 출고량(면세제외)에 따른 시장점유율은 하이트맥주가 53.4%, 오비맥주가 46.6%로 격차는 6.8%포인트로 좁혀졌다. 지난해 1분기 시장점유율 차이가 15.2%포인트였던 것을 고려하면 절반 이하로 줄어든 셈이다.
하이트맥주는 올해 1분기 출고량이 전년보다 1.2%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오비맥주는 무려 20.1% 늘었기 때문이다.
이들 맥주 1,2위 회사의 연간 점유율 차이는 2009년 15.5%포인트, 지난해 11.6% 포인트로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오비맥주가 올해 상반기 매각을 염두에 두고 몸값을 올리려고 출고량을 무리하게 늘린 것이라는 소문도 있지만 오비맥주의 약점이었던 지방에서 점유율이 크게 상승했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1분기 상표별 맥주 점유율도 하이트가 40.9%, 카스후레시가 39.6%로 1.3%포인트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이들의 지난해 전체 점유율 차이는 7.8%포인트였다.
카스라이트·카스레드 등 ‘카스 계열’ 점유율(2.3%)까지 합하면 카스가 하이트를 1.0%포인트 앞지른다.
카스는 올해 1·3월, 하이트는 2월 점유율에서 서로 앞서 달마다 1%포인트 격차를 두고 피 마르는 시소게임을 하고 있다.
하이트맥주는 점유율이 상승세를 타며 10%에 육박한 맥스에 희망을 걸고 있고, 오비맥주는 3월 말 출시한 골든라거의 판매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상황이다.
특히 하이트맥주가 4월부터 진로와 영업망을 통합한 것이 어떤 효과를 발휘할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소주시장도 2위 업체의 선전이 눈에 띈다.
전통의 강자인 진로(참이슬)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지만 2위인 롯데주류(처음처럼)도 만만치 않게 상승세다.
올해 1분기 진로의 출고량 기준 점유율은 전년 대비 1.3%포인트 빠진 48.7%인 반면 롯데주류는 0.8%포인트 오른 14.6%까지 상승했다.
롯데주류의 자체자료로는 판매량을 기준으로 하면 올해 1분기 점유율이 15%대로 올라선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주류의 연간 시장점유율은 2005년(당시 두산주류) 처음처럼 출시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상승해 왔다.
올해 1분기엔 소주시장 3위와 4위의 자리도 바뀌었다.
수년간 9% 안팎의 점유율로 꾸준히 3위를 고수했던 금복주가 8.2%에 그쳤지만 부산시장의 강자인 무학이 11.7%까지 점유율이 올라 순위를 뒤집었다.
최근 시장이 급성장세인 싱글몰트 위스키 시장도 올해 1,2위가 역전됐다.
주류업계의 판매자료에 따르면 올해 1∼4월 맥캘란의 국내 싱글몰트 위스키 시장점유율이 46.2%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5%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국내에서 싱글몰트 위스키의 대명사였던 글렌피딕은 37.5%로 지난해 같은기간 점유율(50.2%)보다 12.7%포인트나 내려가 희비가 갈렸다.
업계 관계자는 “2위 업체가 공격적으로 홍보·판촉을 하는데다 소비자들의 취향이 다양해지고 자신이 좋아하는 특정 브랜드를 골라 마시는 흐름이 강해져 시장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