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는 "오바마가 중동국가들의 민주화 움직임을 지지하며 '독재자와 압제는 모두 사라질 것'이라고 떨린 목소리로 말할 때 리비아, 이집트 등 현지 중동 국가들 분위기는 '미국이 뭐라든 관심 없다'였다"고 했다.
게다가 올초 본격화된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의 민주화 운동이 이미 6개월쟤 접어든 시점에서의 오바마 발언은 적절한 시기를 놓쳤다는 지적이다. 오바마는 이날 시리아의 민주화 시위 폭력 진압 문제를 거의 처음 거론하고, 미국의 우방인 바레인을 비난했으며, 가장 민감한 국제적 이슈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국경 문제를 거론했다.
그럼에도 WP는 "현지인들은 오바마가 더 빨리 이를 했어야 하며 또 더 나아가 더 이상 미국이 관심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오마바가 무엇이라고 하든 관심 없다는 분위기를 WP는 보도했다.
일부 관심을 보인 사람들은 '미국이 앞으로 대중동 정책을 바꾸겠느냐'는 느낌을 받았으나, "튀니지와 이집트에서의 민주화 운동 초기에 미국이 한 일이 없다는 데 많은 사람들이 공감한다"며 "오바마의 관심 표명이 너무 늦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는 이날 처음으로 시리아의 바샤르 아사드 대통령에게 강력한 경고를 했다. 민주주의로의 변화를 이끌 수 없다면 퇴진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900명 이상이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정부군의 진압으로 목숨을 잃었지만, 오바마는 침묵했다고 현지인들은 믿고 있다. 이날 발표는 시리아의 민주화 운동이 실패하면 그 주변 국가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에 궁여지책으로 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오바마는 2009년 이집트 카이로 연설에서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를 해결하는 노력을 두 배로 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마찬가지로 그동안 별다른 움직임이 없어 현지인들의 실망을 불러냈다고 WP는 덧붙였다.
오바마는 이날 연설에서 지나가는 한두마디로 예멘에서의 정치적 소요를 언급했다. 예맨은 알카에다 테러 조직과의 전쟁에서 중요한 미국의 동맹이다. 오바마는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은 권력 이양 약속을 실천해야 한다"고만 말했다. 이같은 모습은 미국이 입맛에 따라 독재자들과 야합한다는 이미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WP는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