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 전파력에 따라 살처분 방식 차별화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 정부는 가축전염병의 전파력 등에 따라 살처분 방식을 차별화하기로 했다.

전파력이 강한 전염병에 걸린 가축은 그 자리에서 바로 매몰하고, 전파력이 약한 전염병에 걸린 가축은 랜더링 방식으로 살처분하기로 했다. 19일 농림수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앞으로 이같은 방식으로 가축 매몰 처분을 지양하기로 했다.

랜더링이란 고온고압의 수증기로 쪄서 살처분된 가축의 발병 바이러스 및 세균 등을 사멸시킨 후 그것을 비료나 기타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농식품부 한 관계자는 “구제역은 전파력이 강하므로, 확인 즉시 살처분해 매몰하고 있지만, 소결핵병 등은 전파력이 약해 랜더링 방식으로 살처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파력이 약한 전염병에 걸린 가축까지 매몰처분할 경우 토양오염 등을 방지하기 위한 사후관리 부담이 지금보다 훨씬 많아지므로 랜더링 방식 등으로 처리해 사후관리 부담을 줄인다는 것이다.

전염병에 걸린 가축을 모두 매몰 방식으로만 처리할 경우 매몰할 땅이 부족하다는 것도 정부의 정책을 선회하게 한 원인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부터 발생한 구제역 사태로 2011년 5월 19일 현재까지 340만 마리가 훨씬 넘는 가축들이 살처분됐다. 이로 인해 생긴 구제역 가축 매몰지는 전국적으로 4600개 가까이 된다.

그런데 가축 살처분은 구제역 외의 다른 전염병에 의해서도 매년 이뤄지고 있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 등에 따르면 소결핵병은 2000년 532마리, 2005년 726마리, 2007년 839마리가 발생했다.

이후에도 2008년 1194마리, 2009년 1567마리, 2010년 1611마리가 발생했다. 브루셀라병도 2000년 1249마리, 2005년 1만7690마리, 2006년 2만5454마리, 2007년 1만1547마리, 2009년 6571마리, 2010년 4757마리나 발생했다.

이렇게 구제역 외의 가축전염병도 많으면 2만마리가 넘게 발생한다. 따라서 정부는 살처분에 매몰방식만이 전부는 아니라고 보는 것이다. 사후관리 부담 증가와 매몰지 부족 등이 그 원인이다.

정부는 인수공통전염병일 경우 매몰보다는 랜더링으로 원인균 등을 완전히 사멸하는 것이 더 적절한 살처분 방식이라고 판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