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지방채시장 '과열' 빨간불

2011-05-19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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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미국 지방채시장에 과열 경고등이 켜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일 미 지방채시장이 최근 몇 주 사이 잔잔한 수익을 일으키며 랠리를 펼치고 있지만, 비관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지방채시장은 지난해 제2의 금융위기 진원지로 급부상했다. '월가의 족집게'로 통하는 메리디스 휘트니와 '닥터둠' 누리엘 루비니 미 뉴욕대 교수 등은 미 지방정부의 재정이 취약하다는 점을 들어 대량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를 경고해왔다.

하지만 디폴트 규모는 아직 지난해 수준에 머물러 있고, 지방정부들은 세수를 늘리고 있다. 올 들어 지난 1일까지 미 지방채 디폴트 액수는 6억5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별 차이거 없었다. 그 사이 지난해 11월 디폴트 우려로 시장을 이탈했던 투자자들이 다시 복귀했고, 기록적인 수준까지 올랐던 지방채 수익률은 크게 하락(지방채 가격 상승)했다.

톰슨로이터MMD에 따르면 'AAA' 등급의 10년 만기 미 지방채 수익률은 지난 1월 3.46%에서 최근 2.64%로 떨어졌다. 올 초 최대 40억 달러에 달했던 주간 유출액도 최근 1억 달러 수준으로 급감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지난해 지방채 대량 매도를 촉발한 최악의 시나리오는 현실성이 없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다만 이들은 미 지방채시장이 상대적으로 고평가됐고 변동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최근 미 지방채 가격이 오른 데는 미국 경제와 지방채시장 자체의 약점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례로 캘리포니아와 네바다주는 부동산경기의 호불황이 지역 경제의 향방을 좌우하는데 이 지역 부동산시장은 여전히 우려스럽다. 리처드 시캐론 맥도넬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 이사는 "캘리포니아와 네바다주의 부동산시장은 아직 아킬레스건으로 남아 있어, 주정부의 재정 안정성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자동차산업 중심지인 미시간주는 장기화하고 있는 제조업 경기 불황으로 고전하고 있다.

FT는 지방채 디폴트 규모도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방채 수탁자인 은행들은 보통 디폴트 보고를 미루기 때문에 결국 규모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4월 지방채 디폴트 규모도 나중에야 17억5000만 달러로 수정됐다.

전문가들은 또 최근 미 지방채 가격이 오른 것은 거래량과 발행량이 10여년래 최저 수준으로 줄었기 때문이라고도 설명한다. 이들은 이에 따른 호황이 적어도 올 여름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점치고 있다. 지방채 이자는 보통 6~7월에 지급되는데 투자자들은 이를 다시 시장에 투입하기 때문이다.

댄 버거 톰슨로이터MMD 수석 투자전략가는 지방채시장에서 다음달에만 270억 달러의 신규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1~4월 월평균 지방채 신규 발행액 160억 달러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이에 대해 오스틴 애플게이트 바클레이스캐피털 지방채 리서치 부문 이사는 "문제는 지방채 신규 발행 규모가 언제 늘어날지 알 수 없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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