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 후계자 놓고 치열한 암투?

2011-05-19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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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카에다, 후계자 놓고 치열한 암투?

   오사마 빈 라덴의 사망 이후 알-카에다 지도부 내에서 후계자 자리를 놓고 권력 투쟁이 가열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알-카에다에서 서열 3위인 이집트 국적의 사이프 알-아델이 빈 라덴의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돼 왔던 아이만 알-자와히리를 제치고 임시 지도자로 선정됐다는 CNN의 18일 보도 이후 후계 구도에 대한 궁금증은 증폭되고 있다.

   40대 후반으로 추정되는 아델의 과거 투쟁 경력만 놓고 보자면 그 역시 알-카에다의 새로운 지도자로서 손색이 없다.

   아델은 이집트 특수부대 대령 출신으로 1990년대 수단과 아프가니스탄에서 알-카에다의 훈련 캠프를 차리고 무장대원들을 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998년 탄자니아 주재 미 대사관 폭파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미 당국에 기소됐고 2001년 9.11테러 때도 용의자 일부를 훈련시키는데 관여한 혐의로 미국의 테러 용의자 수배 명단에 올랐다.

   아델은 2001년 미국 주도 연합군의 아프간 침공 이후 이란으로 도피했다가 지난해 파키스탄과 아프간 접경지로 다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가 그에게 내건 현상금 규모를 봐도 알-카에다 조직 내에서 그가 차지하는 비중을 엿볼 수 있다.

   아델에 대한 현상금은 500만달러(약 55억)로, 알-카에다에서 자와히리(2천500만달러)에 이어 두번째로 큰 금액이다.

   그러나 이런 점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많은 전문가들은 아델이 임시 지도자로 선정됐다는 보도에 대해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근동.걸프 군사 분석연구소'의 시어도어 카라시크는 로이터통신을 통해 "아델은 분명 실전 경험이 풍부하지만 빈 라덴처럼 지적이고 카리스마가 넘치는 인물은 아니다"라며 "임시 지도자 임명은 쇼에 불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걸프리서치센터의 군사전문가 무스타파 알라니도 "아델은 9.11테러 실행에 반대한 인물로 빈 라덴을 동료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는 독재자라고 비판한 적도 있다"며 아델의 지도자 임명 사실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아델이 임시 지도자로 임명됐다는 보도가 사실일 경우 이는 알-카에다 내부에서 후계 구도에 대한 권력 투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음을 방증하는 사례라고 전했다.

   이라크이슬람국가(ISI)와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 등 연계 조직들이 최근 자와히리에  대한 공개 지지를 표명한 상황을 감안할 때 후계 구도에 이상 기류가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전문가 에반 콜먼은 "(알-카에다가 즐겨 이용하는) 웹사이트에는 알-카에다를 `아이만(자와히리의 이름)의 병사들'이라고 부르는 등 이미 자와히리를 최고 지도자로 인식해 왔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알-카에다의 임시 지도자 임명이 자와히리를 정식 지도자로 임명하기에 앞서 조직 내 반응을 떠보기 위한 사전 조치라는 주장도 있다.

   빈 라덴은 이슬람 성지가 있는 사우디 아라비아 태생이지만 아델과 자와히리는 모두 이집트 출신이다. 알-카에다 지도부로서는 빈 라덴의 후계자라면 사우디 또는 아라비아반도 태생의 인물이어야 한다는 조직 내 여론을 감안, 자와히리 임명에 앞서 같은 국적의 아델을 내세워 반응을 떠보려 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무장단체 출신으로 알-카에다 전문가인 노만 베노트만은 "아델을 임시 지도자로 세운 것은 이집트 태생의 자와히리를 수장으로 옹립하기 전에 반응을 떠보는 의미도 있다"며 "정식 후계자는 당연히 빈 라덴의 오른팔 역할을 했던 알-자와히리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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