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나름"…K5하이브리드 '고무줄 연비'

2011-05-1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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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연비 21㎞… 실제론 7~26㎞ 넘나들어

기아차 K5 하이브리드 주행 모습. (사진= 기아차 제공)
(고양=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깐깐한 소비자들은 신차를 살 때 공인연비 1~2㎞/ℓ 차이도 중요한 구매 결정 요소로 꼽는다. 심한 경우 ‘O0년 타면 본전 뽑는다’는 계산까지 해 본다. 하지만 평소 정비 및 운전 습관이 연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감안한다면 이는 별 의미없다는 걸 알 수 있다. 연비를 중시한다면 차라리 하이브리드자동차 같은 압도적인 연비를 고민하는 게 낫다.

이달 초 출시한 국내 최초의 풀 하이브리드카 기아차 K5 하이브리드를 직접 타 봤다. 코스는 일산 킨텍스에서 자유로를 타고 임진각까지 가는 약 40㎞의 왕복 구간이었다.

K5 하이브리드의 공인연비는 ℓ당 21㎞다. 국내 가솔린 차로선 모닝 가솔린 수동모델(21.2㎞/ℓ) 다음이다. 동급 하이브리드인 도요타 캠리 하이브리드(19.7㎞/ℓ)보다는 높고, 다른 소형 하이브리드(도요타 프리우스 29.2㎞/ℓ, 렉서스 CT200h 25.4㎞/ℓ)보다는 다소 낮다.

다만 위 숫자는 숫자에 불과하다. 운전 습관에 따라 실연비는 26㎞/ℓ까지 나오기도 하고, 7㎞/ℓ에 그치기도 했다. 실연비는 말 그대로 운전자 하기 나름이다.

K5 하이브리드 엔진룸(위)과 트렁크 쪽 배터리(아래) 모습. 이 차량에는 최고출력 150마력의 누우 2.0 가솔린 엔진과 30kW급 하이브리드 전기 모터에 하이브리드 전용 6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됐다. K5 대비 성능은 10% 낮지만 공인연비는 50% 이상 높은 ℓ당 21㎞다. 차량 뒤에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 탑재로 트렁크 공간이 다소 줄었다. (사진= 김형욱 기자)
일단 시속 60~90㎞로 정속 주행한 결과 ℓ당 22.2㎞의 연비가 나왔다. 주행 중 엑셀 페달을 사용하지 않는 내리막 구간 등에서는 전기(EV) 모드가 발동했다. 출발 후 배터리 충전 상황이 좋아지자 고속주행 때도 종종 EV 작동을 알리는 램프에 불이 켜졌다.

기록을 위한 주행을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안 막히는 도로에서의 시속 100㎞ 전후의 실주행 연비는 ℓ당 대략 16~19㎞, 막힐 것까지 감안하면 10㎞ 중반이다. 실연비 기준 가솔린 경차를 조금 웃돈다. 고속주행·급가속·급제동 등 거친 운전에서는 연비가 ℓ당 10㎞ 이하로 떨어졌다.

고속 주행시 최고 시속은 170㎞까지 나왔으나 시속 140㎞부터 가속감이 급격히 떨어졌다. 추월을 위한 급가속 때도 K5를 연상하면 답답하다. 소형이나 준중형급 수준이다. 제원상 K5보다 10% 가량 낮은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18.3㎏·m다.

외관 디자인은 K5 거의 그대로다. ‘하이브리드’ 엠블렘이 추가된 것만 눈에 띈다. 엔진 소음은 거의 없다. 그 때문에 고속주행 때 바람소리(풍절음)이 더 크게 느껴질 정도다.

요컨데 K5 하이브리드 연비 주행에 최적화 한 모델이다. 마음만 먹으면 연간 유류비를 50만~100만원 절약할 수 있다. 연비를 중시하돼 경차를 타기에는 너무 ‘커져’ 버린 40~50대 운전자에 적합해 보인다.

다만 성미가 급한 사람에게는 큰 효용이 없다. 상대적으로 성능이 떨어질 뿐 아니라, 비싸다. 국내 판매가는 2925만~3195만원. K5 가솔린 모델에 비해 500만원 이상 높다. 등록비 혜택을 포함해도 300만원 이상 차이가 있다. 소위 본전을 뽑으려면 최소 5~6년은 ‘연비 운전’을 위해 인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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