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런민은행 쑤저우 지점이 건설한 것으로 의심되는 쑤저우 시내 고급빌라촌 전경. |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최근 몇 년새 중국 부동산 시장이 활황을 보인 가운데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도 부동산 사업에 손을 댔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 중국 관영 라디오방송의 시사프로그램 신원왕가오펑(新聞晩高峰·신문만고봉)은 16일 중국 런민은행 쑤저우 지점이 자금을 조달해 이곳에 불법으로 호화 주택을 건설했다고 폭로했다.
보도에 따르면 쑤저우 지점이 건설한 것으로 보이는 ‘웨시팅위안(越溪庭院)’은 최소 250㎡부터 최대 410m2까지 총 79채 빌라로 이뤄져 있는 최고급 빌라촌이다. 이 곳의 외장재와 내부 장식재는 모두 최고급으로 심지어 벽돌 한 장에 100~200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이 런민은행의 ‘비밀스런’ 주택 건설 투자가 세상에 폭로된 것은 이 주택을 구매한 쑤저우 시민 먀오(繆) 씨 덕분이다.
보도에 따르면 먀오씨는 지난 2008년 1월 이 곳 고급 빌라촌에서 250㎡짜리 주택 한 채를 구입했다.
그러나 같은 해 10월 먀오 씨는 쑤저우 런민은행 ‘주택 건설팀’으로부터 15만3000위안을 추가로 납부해야 한다는 통지를 받았다.
이를 의아하게 여긴 먀오 씨가 해당 부동산 개발업체를 찾아가 이의를 제기했지만 개발업체 측은 “우리 소관이 아니다. 런민은행을 찾아가라”는 말뿐이었다고 먀오씨는 말했다.
이 업체의 한 판매매니저는 “런민은행 내부 직원들이 돈을 모아 건설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리는 런민은행으로부터 사업을 수주 받아 건설만 했을 뿐”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런민은행 쑤저우 지점에서는 고급 빌라와의 관계를 부인했다. 쑤저우 지점 측은 “본래는 은행 직원을 위해 건설한 직원용 주택”이라며 “그러나 위치가 좋지 않아 직원들이 구매를 하지 않아 남은 빈집을 일반 투자자에게 개방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따라 현재 먀오 시는 현재 같은 상황에 처해있는 7명의 빌라 구매자와 법률소송을 검토하고 있는 상태다.
법률 소송을 맡은 왕다오왕(王道旺) 변호사는 “은행에서 이처럼 주택 건설팀을 운영하고 있는 것 자체가 불법”이라며 런민은행의 불법 행위를 질타했다.
왕 변호사는 “런민은행은 국가 금융기관으로 주택 개발건설에 참여할 수 있는 일체의 권리가 없다”며 “설령 직원을 위해 지은 주택이라고 하더라도 이렇게 최고급으로 지을 필요가 있겠느냐”며 런민은행이 초호화 빌라 건설 투자로 사리사욕을 챙겼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