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외교 시리즈> 류홍차이, 北·中정상 마음 읽고…문제 정확히 파악

2011-05-15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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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간 대외연락부 근무한 '북한통'…시진핑 등 방북 수행<br/>中, 작년 북한대사 임명…노동당 인맥통한 외교 강화 의도<br/><중국외교를 움직이는 사람들 Ⅵ>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한중 수교 20년. 그렇다면 북한과 중국관계는 어떻게 변했을까.

그동안 북·중 관계는 겉으로는 우호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해 온 듯하지만 핵 실험에 이어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포격 사건을 거치며 중국을 국제 사회에서 곤경에 처하게 했다.

지난해 말 연평도 포격 사태가 발생하자 국제 사회는 북한과 가장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에 대해 ‘책임있는 역할을 하라’고 압박을 가했다.

사건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중국이 북한에 대해 분명한 태도로 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본 간 나오토 총리도 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큰 만큼 북한에 영향을 줄 수 있게 중국이 단호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며 중국의 ‘책임’을 강조했다.

중국을 힘들게 한 사건은 6자 회담이 진행 중이던 시기에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핵 실험으로 인해 6자 회담이 재개되지 못하게 됐다. 상황이 여기에 처하자 중국으로서는 대(對)북 관계의 재정비가 필요했던 것으로 보여진다.

그 결과 지난해 3월 초 중국 지도부는 이례적으로 중국공산당 내의 일급 한반도 전문가인 류홍차이(劉洪才)를 북한대사에 임명해 돌파구를 찾기 위해 나섰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주(駐)북한 대사에 차관급을 임명해 다른 국가에 비해 중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중국은 미국을 제외하고 이외의 다른 국가 대사에는 국장급을 임명해 왔다.

하지만 종전까지의 북한대사로 임명된 차관급들은 모두 동북아 전문가들이 아닌 인물이 대부분으로 중국이 한반도 전문가인 류홍차이를 임명한 것은 한반도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동아시아 연구원 중국연구센터 서상민 부소장은 “동북아 전문가인 류홍차이를 북으로 보낸 이유는 한반도 주변 동북아정세가 녹록치 않다는 것을 중국이 인정하고 대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 부소장에 따르면 중국은 류홍차이가 왕자루이, 다이빙궈에 이어 후진타오 라인의 외교파트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던 것으로 분석했다.













◆‘북한통’ 류홍차이

류홍차이 주 북한 중국 대사는 외교관리로서의 대부분의 시간을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에서 보낸 북한통이다.

대외연락부는 북한 노동당의 국제부와 당대당(黨對黨) 차원의 교류 통로다.

한마디로 류홍차이가 지금의 북한 대사가 된 데에는 북·중 간의 양국 정상의 마음을 읽고 양국 간 문제를 정확히 파악해 해결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서로 인정했기 때문일 것이다.

랴오닝(遼寧)성 판산(盤山)현 출신인 그는 1975년에 베이징 제2외국어학원 일본어과를 졸업한 뒤 당 대외연락부에서 외교 업무를 시작했다.

그는 15년 이상 대외연락부에서 부처장, 처장을 거쳐 부국장, 국장을 지내 부부장 직무를 수행하던 중 북한 대사로 임명됐다.

그는 대외연락부 근무시절인 1989년 3월 일본대사관으로 전보돼 1992년 1월까지 근무한 바 있다. 1992년 11월 지닝시 중구 부구청장으로 임명돼 행정업무 경험도 쌓았다.

그 후 류홍차이는 2000년 4월에 공산당 대외연락부 부비서장 겸 제2국장으로 복귀, 이듬해인 2001년 11월 대외연락부 내의 판공청 주임(선임국장 격)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2003년 6월 대외연락부 부부장(차관급)에 올라 주 북한 대사로 임명되기까지 7년여을 한 자리에서 일해왔다.

2005년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특사인 탕자쉬안(唐家璇) 국무위원을 수행 방북했던 류홍차이는, 2007년에는 대외연락부 대표단을 이끌고 방북했고 2008년에는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을 수행해 북한을 찾았다.

중국의 대외연락부에서 잔뼈가 굵은 류 부부장을 북한 대사로 보낸 것은 그가 쌓아온 노동당 인맥을 바탕으로 대(對) 북한 외교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앞으로 북·중 양국간 당 대 당 외교가 강화될 것이라는 게 베이징 외교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한국의 경우 외교상 주요 국가의 대사는 일반적으로 외교부 관료나 친정부적 학자들이 맡아 오고 있다. 집권당의 당관료 출신이 대사로 임명되는 예는 거의 없다.

그러나 당국가 체제를 가지고 있는 중국은 다르다. 중국은 공산당이 통치하는 국가이기 때문에 공산당은 우리가 생각한 것 보다 훨씬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아주경제 & EAI 중국연구센터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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