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업계는 G20 정상회의 등 굵직굵직한 국제행사와 해외관광객 유입으로 상당한 매출 상승 효과를 얻은 바 있다.
하지만 올해 들어 해외관광객 유치를 위한 모멘텀 부족과 지난 3월 발생한 일본 대지진 및 원전사고의 여파로 관광객 수가 급감하면서, 관련 마케팅에도 상당한 차질을 빚어왔다.
4월까지만해도 업계 전반에서는 이러한 분위기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분석이 이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예상은 5월 초부터 일본의 골든위크와 중국의 노동절이 맞물리면서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일본 대지진 발생 직후 채 두 달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국내를 찾는 일본 및 중국인 관광객 수가 빠른 속도로 예전 수준을 회복했기 때문이다.
해외관광객들의 동향을 즉각적으로 살필 수 있는 호텔에서 이 같은 분위기가 가장 먼저 감지됐다.
일본관광객 숙박비율이 전체 객실의 80%에 육박하는 명동의 한 관광호텔의 경우, 지진 및 원전 사태 직후 40%~50%에 달하던 예약취소율이 최근에는 한 자리수로 감소했다.
또 다른 서울 시내의 특급 호텔 역시 비즈니스 숙박객을 제외한 순수 일본인 관광객 숙박률이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한 것의 집계됐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이 호텔의 중국 관광객 예약률은 20% 이상 증가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한 여행사의 자체 분석자료 또한 이 같은 추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4월 이후 대외여건 및 여행 소비심리가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는데다, 중국을 위시한 해외관광객들이 원전 사고로 인해 일본보다 한국행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해외관광객들의 소비 행태에는 변화가 일고 있다
일본 관광객들이 즐겨 찾던 남대문 시장과 명동 등 대표적인 관광 지구의 화장품 매장 등은 대지진 사태 이전의 매출 수준을 회복이 쉽지 않은 반면, 최근에는 대형마트의 국산 먹거리 제품을 구매하는 일본인 관광객의 비중이 대폭 증가했다.
실제로 해외관광객들의 방문 비율이 높은 한 대형마트 서울역점에는 방문객 수가 전년 대비 30%, 구매 금액은 50% 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일본 관광객들을 대신해 ‘큰손’으로 부각한 중국관광객들의 통큰 소비는 더욱 가속화 되고 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5일간 중국인 관광객 매출은 지난해보다 약 100% 증가했고, 1인당 구매 건수와 금액 또한 각각 33%, 4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여유연구원(CTA)의 조사에서도 지난해 5000만 명을 넘어선 중국 내 홰외여행객은 올해 5700만 명 가량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이들이 해외에서 지출할 금액 또한 550억 달러(60조1590억 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일본 대지진 사태의 영향으로 중국관광객들 사이에서 한국이 안전여행지로 부각되고 있다”며 “지출 규모가 큰 중국관광객들을 공략하기 위한 프로모션과 이벤트 등 유통업계의 각축전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