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총리는 14일 도쿄시내 일본요리점에서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 마사요시.53) 소프트뱅크 사장을 만나 약 3시간 가까이 에너지정책에 대해 토론했다.
이날 만남은 자연에너지에 관한 손 사장의 논문을 읽고 공감한 간 총리가 손 사장을 초대해 이뤄졌다.
손 사장은 동일본대지진 의연금으로 사재 100억 엔(약 1350억원)을 쾌척했고 이어 지난달에는 일본의 에너지 정책을 바꾸기 위해 10억 엔(약 135억원)을 들여 '자연에너지 재단'을 설립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태양광, 풍력, 지열 등 자연에너지를 연구하는 전 세계 과학자 약 100명을 불러모아 최신 연구 성과를 수집·소개하고, 일본 정부에 원자력발전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자연에너지로 에너지 정책을 전환하라고 요구하겠다는 것이다.
손 사장은 쓰나미 피해를 본 도호쿠(東北) 지방의 부흥 계획으로 태양광과 풍력 발전 설비를 대대적으로 갖춘 '동일본 솔라벨트'를 만들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일본의 원전 정책을 백지상태에서 재검토하고 자연에너지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간 총리의 생각과도 부합한다.
간 총리는 오는 21일과 22일 도쿄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가능 에너지를 중시하겠다는 방침을 표명하고 3국간 기술협력을 확인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자리에서 손 사장은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민주당 간사장과 야권이 간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고 있는 것에 대해 "폭풍우가 몰아치는 상황에서 선장을 바꾸는 것은 곤란하다"고 간 총리를 옹호했다.
이에 대해 간 총리는 "큰 힘이 됐다"고 대답했다.
손사장은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 일관되게 간 총리를 비롯한 정부의 대응을 강도 높게 비판해온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