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전력은 이날 후쿠시마 제1원전 1호기의 원자로에 들어 있는 길이 4m의 연료봉이 완전히 노출돼 압력용기 바닥으로 대부분 녹아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감독관청인 경제산업성 산하 원자력안전보안원은 전(全) 노심 용융(멜트다운) 가능성에 대해 "부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도쿄전력은 1호기 원자로 노심이 55% 손상됐거나 연료봉이 1.5~1,7m 노출됐다고 추정했다.
연료가 녹아내리면서 압력용기 바닥 여러 곳에 작은 구멍이 생겨, 이를 모두 합치면 지름이 수cm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연료봉이 녹은 시기는 명확하지 않다.
이처럼 추정하는 근거는 원자로 건물 내부 작업을 통해 조정된 수위계로 압력용기 내부의 냉각수 수위를 측정한 결과 통상시 핵연료봉 상단보다 5m 내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냉각수 수위는 연료봉이 노출되는 수위보다도 50cm 이상 낮다.
도쿄전력은 압력용기의 표면 온도가 100∼120℃로 유지되는 점을 고려할 때 바닥에 녹아내린 핵연료가 물에 잠긴 상태로 냉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1호기의 핵연료를 냉각하기 위해 11일까지 원자로에 집어넣은 물 1만여t 중 상당량은 압력용기 바닥에 뚫린 구멍을 통해 외부로 누출된 것으로 보인다. 또 격납용기나 그 아랫부분의 압력제어실(서프레션 풀)에서도 원자로 건물이나 터빈실에 대량으로 흘러나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격납용기를 물로 완전히 채우는 이른바 ‘수관(水棺)’ 작업을 추진하려던 도쿄전력의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도쿄전력은 오는 17일 새로운 복구 작업 로드맵을 발표할 때 이를 반영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시간당 약 8t인 냉각수 주입량을 늘려 수위를 올리는 등의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