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김무성 전 원내대표가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에게 퇴임 기자회견 직후 전화를 걸어 한 말이다. 이에 박 원내대표는 "김무성은 나한테 많이 당하면서도 포용해줬다. 나로선 그럴 수밖에 없었다. 야당이니까"라고 답했다.
지난 6일 황우여 신임 원내대표가 선출돼 김 원내대표가 지휘봉을 내려놓으면서 형님·아우 간 밀월관계는 막을 내렸다.
두 원내대표를 사람들은 곰과 여우에 비유한다.
모습은 전혀 다르지만 타협을 중시하는 건 같다. 정치권에서는 두 원내대표가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전전 원내대표였던 한나라당 안상수 전 대표와 민주당 이강래 의원은 '대립과 갈등'의 모습을 많이 보였기 때문이다.
물론 타협이 원활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예산안 파동 때는 서로 목에 핏대를 세웠고, 지난달에는 북한인권법 처리문제에 '빨갱이' 발언까지 하며 날을 세웠지만 뒤끝은 없었다.
때론 두 사람의 정치철학으로 인해 여야의 당리당략에 금이 가는 일도 있었다. 상대방에게 너무 큰 양보를 했다며 당내에서 비난도 들었고, 밀실·거래정치라는 의혹의 눈초리를 받기도 했다.
그래도 두 원내대표는 당의 테두리를 넘어선 친분관계를 숨기지 않았다.
계속해서 국회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11일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한나라당 황 신임 원내대표와의 첫 대면에서 "이제 날치기는 없으리라고 생각한다"며 농담을 건넸다.
또 황 원내대표가 의원 배지를 달고 있지 않자 직접 자신의 배지를 달아주며 "우정과 신뢰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중도인 황 의원을 새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변하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도 13일 새 원내대표를 뽑는다. 국민들은 전 원내대표가 해온 대화의 장이 국회에서 계속 이뤄지길 바랄 것이다. 국민들도 여야가 한몸으로 부둥켜안고 싸우는 국회가 아닌 형님, 아우 하는 '사람 냄새' 나는 국회가 되길 원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