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사외이사들의 감사권을 확대하는 방안이 채택되더라도 공정한 감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최근 불거진 저축은행 비리와 부실 감사에 대해 상근감사 한 명뿐인 시스템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이 꺼내든 카드는 외국처럼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된 감사위원회 확대 방안이다.
그러나 주요 은행들과 금융지주사의 사외이사 현황을 살펴보면 제대로 된 견제기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KB국민은행 경우 사외이사 중 한국은행 출신이 두 명이다.
김홍범씨는 한은 조사2부에서 근무한 뒤 현재 한은 경남본부 자문교수를 맡으면서 KB국민은행 사외이사를 겸하고 있다. 다른 사외이사 박재환씨는 한은 부총재보 출신으로 한국주택금융공사 부사장을 지냈다.
지난달에는 금감원 거시감독국장 출신인 박동순 씨가 감사위원으로 선임됐다.
KB금융지주는 은행감독원 부원장보, 한국은행 이사 및 감사를 지낸 이경재씨와 대통령민정수석실 사정비서관 출신의 배재욱씨를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우리은행은 금감원장 출신인 이용근씨가 사외이사로 재직 중이며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에도 은행감독원장과 재무부 장관 출신인 이용만씨가 선임됐다.
하나은행은 한은 제주지점장과 금감원 총무국장 등을 지낸 김영기씨, 재정경제원 금융정책실장 출신의 김영섭씨를 각각 사외이사로 받아들였다.
신한금융은 남궁훈 전 예보 사장이 사외이사로 재직 중이며 신한은행은 이석근 전 금감원 부원장보가 상근 감사에 내정됐다가 최근 사퇴했다.
IBK기업은행은 김동원 전 금감원 부원장보가 사외이사로 있으며 외환은행은 이재욱 전 한은 부총재보가 사외이사로 재직하다 지난 3월말 임기를 마쳤다.
SC제일은행의 사외이사로는 김성진 전 재정경제부 국제업무정책관(차관보급)과 이광주 전 한은 부총재보가 재직하고 있으며 씨티은행은 권오규 전 부총리가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이밖에도 증권, 보험 등 금융권 전반에 걸쳐 당국과 관료 출신 인사가 사외이사로 대거 포진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상근감사 한 명보다 사외이사 여러명이 더 공정한 감사를 할 것이라는 김석동 금융위원장의 판단은 적절치 못하다는 게 주변의 반응이다.
전문가들은 사외이사들의 독립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사외이사 중심의 감사위원회를 추진해봤자 다를 바 없을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