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스카이프 인수…이베이 실패 '반면교사'?

2011-05-11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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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억 달러 인수 합의…닷컴버블 붕괴 이후 최대 빅딜<br/>"수익성 확보 어려워…MS M&A 기술 떨어져" 비관론도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가 세계 최대 인터넷전화업체 스카이프를 85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는 정보기술(IT)업계의 인수합병(M&A)으로는 닷컴버블 붕괴 이후 10여년래 최대 규모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세계 최대 온라인 경매사이트 이베이가 2009년 스카이프를 인수한 지 4년만에 두 손을 들고 대다수 지분을 매각했던 만큼 MS도 스카이프와 시너지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MS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사모펀드 실버레이크를 주축으로 하는 투자자들과 스카이프를 85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인수 가격에는 7억7500만 달러 규모의 부채도 포함됐으며, MS는 지난 3월 말 현재 보유하고 있는 500억 달러 규모의 현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MS는 스카이프를 자회사화하고, 토니 베이츠 스카이프 CEO에게 자회사 사장직을 맡기기로 양사 이사회가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스티브 발머 MS 최고경영자(CEO)는 연내에 이번 인수건에 대한 규제당국의 승인 절차를 마무리짓겠다고 말했다.

그는 스카이프를 인수하는 것이 구글이 주도하고 있는 인터넷 광고시장에서 MS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스카이프의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자사의 이메일 서비스인 아웃룩과 엑스(X)박스 콜솔게임, 윈도 모바일폰, 기업용 전화 등과 접목시켜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MS의 스카이프 인수는 닷컴버블 붕괴 이후 IT업계에서 이뤄진 최대 규모의 빅딜이라고 지적했다. 닷컴버블 붕괴 직후인 2000년 5월 스페인의 테라네트워크가 인터넷 검색엔진 라이코스를 138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한 것이 역대 최대 규모의 M&A였지만, 주식을 전량 매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이 거래는 같은해 10월 주가 하락으로 규모가 48억 달러로 축소됐다.

업계에서는 MS가 이번 스카이프 인수와 관련해 주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수익성을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스카이프는 6억63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 중 적극적인 서비스 이용자는 1억7000만명에 불과하다.

특히 대다수 이용자들은 무료 인터넷전화만 이용할 뿐 수익에 대한 기여도는 미미한 상태다. 스카이프가 지난 3월 규제당국에 낸 자료에 따르면 서비스 비용을 지불하는 가입자는 전체의 1% 남짓에 불과하다.

2005년 26억 달러에 스카이프를 인수했던 이베이가 4년 뒤인 2009년 지분 대부분을 실버레이크 등에 매각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이에 따라 MS는 지난해 8월 스카이프를 기업공개(IPO)시장에 내놔 1억 달러를 조달한다는 방침을 세워 뒀다. 인터넷광고도 적극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MS는 스카이프를 통해 모바일 운영체제(OS)시장에서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iOS에 밀리고 있는 윈도폰의 수요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전망은 아직 불투명하다. 라이프-올로프 월린 가트너 통신부문 애널리스트는 "MS가 스카이프 인수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잠재력이 가장 큰 부문은 역시 인터넷광고"라면서도 "사람들이 얼마나 자주 스카이프 전화를 이용하는지를 광고주에게 납득시키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그간 MS가 시도한 M&A가 그다지 성공적이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이번 스카이프 인수건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견해를 내놓고 있다. 트립 차우드리 글로벌에퀴티스리서치 애널리스트는 "MS의 기업 내부 문화는 뛰어난 회사를 망치는 경향이 있다"며 "핫메일 인수에서 보듯 MS는 M&A를 성공으로 이끈 경험이 없다"고 말했다.

케빈 버티지그 콜린스스튜어트 애널리스트도 "주주들은 쌓아둔 현금으로 보다 공격적인 행동을 취하라고 MS를 압박하면서도, MS의 M&A 기술에 대해서는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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