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韓정부에 도난 문화재 재조사 요청

2011-05-09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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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일본이 자국에 소장돼 있던 고려시대 문화재가 한국으로 밀반입됐다며 이에 대한 재조사를 요청했다.

9일 외교통상부에 관계자가 "일본 외무성이 1990년대 이후 일본의 중요 문화재가 한국으로 밀반입됐다며 지난달 말 주일 한국대사관에 재조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우리 외교부가 문화재청에 해당 문화재에 대한 조사 협조를 요청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조사 대상은 일본 나가사키현의 안코쿠지(安國寺)에 소장돼 있던 고려판 대반야바라밀다경과 효고현의 가쿠린지(鶴林寺)에 보관돼 있던 아미타 삼존도 불화다.

이 가운데 초조본 대반야바라밀다경은 국보 284호로 지정돼 있다. 국내에는 초조대장경 경판 가운데 국보 284호를 비롯한 250여 권이 보관돼 있고, 일본에 약 2500여 권이 남아 있다.

불교 예술의 '백미'로 꼽히는 아미타 불화는 14세기 중엽에 제작된 고려 불화의 하나다.

현재 160여점이 남아 있는 고려 불화 가운데 국내 소장본은 10여 점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대부분 일본 사찰 등에 흩어져 있다.

일본 자민당이 이들 문화재가 한국에 밀반입됐다며 재수사의 필요성을 제기한 후 지난달 22일 마쓰모토 다케아키(松本剛明) 일본 외상이 중의원 외무위원회에서 "한국 정부에 재조사를 요청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조선왕실의궤 등을 한국에 돌려주는 '한일도서협정'을 비준하는 조건으로 한국으로 건너간 일본 도서도 돌려받아야 한다는 자민당의 주장에 대해서는 ‘두 사안은 별개’라는 견해를 밝혔다.

우리 외교부 관계자도 “식민시대에 일본이 강탈해 간 조선왕실의궤 등의 반환과 분실 문화재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문화교류 협력 차원에서 일본 외무성의 재조사 요청을 받아들이기는 했지만 문화재 도난은 사적인 차원의 문제며 조선왕실의궤 반환과 연계될 사안은 전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더욱이 국보 284호가 안코쿠지에서 분실된 불교 경전과 동일품이라는 일본 측 주장은 입증할 만한 근거가 명확하지 않아 1990년대에 조사가 종결된 상태.

현재 국보 284호는 유상옥 코리아나화장품 회장이 소유중이다.

아미타 불화 도난 사건도 범인이 2002년 검찰에 구속되면서 수사가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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