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환상 패션’…“그때 그때 달라요”

2011-05-09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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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정계입문 당시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박 전 대표 미니홈피 제공)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만큼 말수가 적은 정치인도 드물다. ‘신비주의’ ‘수첩공주’라는 별칭에서 알 수 있듯 박 전 대표는 정치 현안에 대해 의견을 극도로 밝히지 않는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중요한 국면마다 입은 ‘옷’으로 자신의 뜻을 밝혀 왔다.
 
 
2004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사진 박근혜의 미니홈피 제공)

 






















1998년 정치에 입문한 박 전 대표는 아래로 갈수록 폭이 넓어지는 긴 치마에 위는 정장을 받쳐 안정적 이미지를 연출했다. 70년대 어머니 육영수 여사 사후 퍼스트레이드로 활동했던 그때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
 
정치인으로 한단계 대도약을 이룬 천막당사시절(2004년) 그는 수수한 차림으로 위기에 처한 한나라당을 구해냈다. ‘차떼기 당’ ‘부자당’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는 화려하지 않은 옷을 입고 국민에게 다가가기도 했다.
 
 
2007년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사진 박 전 대표 미니홈피 제공)

 2007년 17대 대선을 앞둔 당내 경선 시절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였던 치마를 과감히 벗어버리고 바지를 입었다. 남성 후보들이 즐비한 대선판에 나선 만큼 남자의 상징 바지를 입고 정면 승부하겠다는 의지였다.
 
 
2009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모습(사진 박 전 대표 홈페이지 제공)

 
 

























2008년 한나라당은 정권교체 후 대대적인 총선 물갈이 공천을 단행했다. 주 티깃은 17대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박 전 대표를 도운 이른바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이었다. 당시 김무성, 서청원, 홍사덕 등 유력 친박 중진 인사들이 공천에서 탈락했다. 박 전 대표는 이를 공천학살로 규정, 검은색 계열의 정장을 입었다. 자신을 도운 친박계 의원들에 대한 추모였으며 “다시 살아오라”는 눈물의 호소였다.
 
 지난달 말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유럽으로 떠나면서 박 전 대표는 화려한 환상 패션을 선보였다. 여자의 변신은 무죄였다. 순방 중 세계 최대 튤립공원인 네덜란드를 방문했을 때 그는 베이지색 캐주얼한 복장에 네덜란드 베아트릭스 여왕의 색인 오렌지색 스카프를 길게 늘어뜨려 목에 둘렀다.
 
 한국에서 자주 입던 짙은 색 바지는 별로 입지 않았다. 대신 노랑·오렌지·연보라 등 화사한 색상의 옷과 치마로 치장했다. 그는 “해외에 대통령 특사로 나와서 여러 분의 정상들을 뵙는데, 그 분위기에 맞는 옷을 입는 것이 예의에도 맞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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