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회관 몇호실을 쓰느냐에 따라 정치 운명이 갈린다고 보는 견해가 많기 때문이다.
손 대표는 임태희 대통령실장이 쓰던 301호실을 이어받았다. 15대 국회 때 민주당 공동대표를 지냈던 고(故) 장을병 의원이 있다가 16대 이후 3선을 한 임 실장이 줄곧 사용해 온 방이다.
창문으로는 제2 의원회관 신축공사장밖에 안 보이고 복도에 통행인이 많아 `거주 여건’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3층은 유독 대통령과 인연이 많은 층이라는 얘기가 정치권에서 전해지고 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당시 328호)과 이명박 대통령(당시 312호)이 의원 시절 머물렀고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329호)와 무소속 이인제 의원(327호), 민주노동당 권영길 원내대표(325호) 등 역대 대선 후보들도 3층에 모여있다.
반면 손 대표가 14∼16대 국회에서 머물던 4층은 `사(死)층’이라고 불리는 기피층이다.
`4‘자가 반복되는 444호는 16대 김낙기 의원과 17대 정종복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들이 차기 총선에서 낙선했던 곳이고 428호는 재임 중 의원직을 상실한 한화갑 전 의원과 공천에서 탈락한 김홍업 전 의원이 사용했었다.
손 대표측 관계자는 “의원실 배정은 국회 사무처에서 정해준 것이지만 3층에 자리를 잡은 점은 대권 도전의 길조로 여기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