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개혁그룹 ‘쇄신연대’ 발진…갈등 확산
한나라당 소장개혁그룹은 당 쇄신연대를 결성하고 본격전인 당내 투쟁에 나섰다. 4.27 재보선 이후 주류측의 ‘무한책임론’과 비주류측의 ‘주류 퇴진론’간 팽팽한 대결이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개혁 성향 ‘민본21’ 간사인 김세연 의원은 4일 “이번 쇄신논의는 실천하는 소장개혁파가 총결집해 ‘개혁 대 반개혁’ 구도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당장 내년 총선 승리가 불투명한 수도권 초.재선 의원 40여명과 영남권 일부 초선 그룹은 ‘쇄신론’에 주력하고 있지만 추동력은 약한 상태다. 친이(친이명박) 대 친박(친박근혜) 이라는 계파 양대구도가 형성된 상황에서 초.재선 의원들도 각 계파 영향력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주류측의 한 중진 의원은 “개혁이라는 이미지만 가지고 자신들도 공천 준 사람들에게 ‘줄서기’를 하면서 국정운영의 아무런 역할을 한 것이 없다”며 “주류퇴진론 등을 외치기 보단 당내 갈등 봉합과 단결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비판했다.
개혁그룹에서 주장하는 오픈 프라이머리(완전 국민참여경선제) 등 ‘상향식 공천’에 대해서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김무성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소속 의원(171명 기준) 전수조사 결과, 119명이 상향식 공천에 찬성했다며 당론으로 채택할 방침이다. 그러나 홍준표 최고위원은 “기득권 유지를 위한 ‘샹향식 공천’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다. 오픈프라이머리를 하면 (조직력. 자금력 등) 가진 이들이 우수수 후보자로 뽑힐 수도 있다”며 속도조절론을 주문했다.
◇민주, ‘우향우’ 냐 ‘좌향자’냐…노선투쟁 ‘시작’
재보선 승리 이후 외연확장론을 펴면서 고공행진을 하던 민주당도 한.EU FTA 비준안 처리 문제를 놓고 노선 투쟁이 불붙는 모습이다.
박지원 원내대표가 한나라당과 비준안 4일 처리를 합의한데 대해 정동영 최고위원 등 비주류는 “비준안이 처리되면 소상공인을 보호하는 유통산업발전법(SSM 규제법)이 무력화되고 야권 통합에도 걸림돌이 된다”며 처리 불가론을 폈다. 결국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통해 비준안 처리를 6월 국회로 넘기기로 했다.
그러나 비준안 처리를 놓고 찬반이 갈리면서 민주당 안팎에선 본격적인 정체성 노선 투쟁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힘을 받고 있다.
손학규 대표 등 주류는 분당을 재보선 승리를 계기로 민주당의 중심이 서민에서 중산층으로 옮겨져야한다며 합리적 대안세력들의 영입을 통한 외연확장론을 펴고 있다. 우향우 쪽으로 노선을 옮겨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맞서 비주류도 민주희망쇄신연대 재결집을 통해 서민.개혁에 방점을 찍고 당내 세 확장에 주력할 방침이다. ‘진보·개혁’ 노선으로 중도성향의 손 대표를 견제하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