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박 전 대표는 여당이고, 차이 주석은 야당이다. 내년 대선에서 한명은 ‘정권재창출’을 다른 한명은 ‘정권교체’를 외쳐야 하는 셈이다.
◇유례없이 높은 국민적 지지 ‘같다’
우선 이들의 내년 대선 집권 가능성은 현재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박 전 대표의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위상은 절대적이다. 중앙일보와 YTN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3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박 전 대표의 지지도는 35.8% 지지도로 단연 선두다. 내년 대선 양자대결 조사에서도 박 전 대표는 52.3%의 지지를 얻어 민주당 손학규 대표(33.1%)를 20%포인트 가까이 앞섰다.
차이 주석의 인기도 만만찮다. 민진당이 지난달 25, 26일 전국민 대상 여론조사에서 차이 주석은 45.50%의 지지를 얻어 국민당의 마잉주(馬英九) 총통을 (35.04%)을 따돌렸다. 시장예측기관의 조사에서도 차이 주석은 50.50%의 지지율로 마 총통보다 0.6%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높은 국민적 지지는 당이 위기에 처했을 때 보여줬던 리더십에 크게 영향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박 전 대표는 지난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역풍에 휩싸인 한나라당의 수장을 맡아 17대 총선에서 개헌저지선(100석)을 훌쩍 넘기며 ‘건제야당’을 만들었다. 대선자금 수사 때는 ‘천막당사’를 감행해 ‘차떼기 당’의 이미지를 날렸다. 참여정부에게 재보궐 선거 ‘40대 0’이라는 참패를 안겨준 것도 그다. 그래서 ‘선거의 여왕’이란 애칭을 얻었다.
박 전 대표보다 4살 어린 차이 주석은 정확히 4년 뒤 당을 구한다. 2008면 민지당이 대선에서 패배한 어려운 시기에 주석을 맡았다. 민진당 출신 천수이볜(陳水扁) 전 총통의 부패.비리 문제가 겹치면서 당이 대혼란에 빠진 상황이었다. 그는 당을 재건해 취임 후 3년간 9차례 각종 선거에서 집권 국민당에 무려 7차례나 승리했다. 그의 별명은 ‘구세주’다.
두 정치인은 미혼이란 점에서도 같다.
◇‘보수’ 대 ‘진보’ 정책노선 ‘다르다’
그러나 이들이 속한 정당과 노선은 다르다.
박 전 대표는 2007년 한나라당의 대선 승리를 명실상부한 집권정당 소속이다.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추구하는 경제노선에 대해 “우파(보수주의) 경제정책 뼈대 안에서 재정건전성을 해치지 않는다는 것이 대원칙”이라며 “그 안에서 새로운 복지정책을 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재정건전성 제고 등을 강조하고 있어 작은 정부와 시장중심 경제정책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자이 주석은 제1야당으로 소속으로 한국의 민주당과 같은 처지다. 기업과 재벌에 편중된 집권 국민당과는 달리, 그는 시민과 민중 편에 서는 진보적 가치를 중시한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