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최하위권 수익률을 보여 온 금융주펀드가 올해 들어 자금을 꾸준히 끌어모으고 있다.
국내주식형펀드에서 3조원 이상이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금융주펀드 자금 유입은 상대적으로 덜 오른 데 따른 기대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됐다.
3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융주펀드는 올해 들어 전일까지 508억원 순유입을 기록했다. 국내주식형펀드와 해외주식형펀드는 같은 기간 각각 3조3338억원·3억7050억원씩 환매됐다.
금융주펀드는 최근 1개월·3개월 자금 동향에서도 각각 110억원·391억원 순유입을 나타냈다. 이 기간에도 국내주식형펀드는 각각 3조3989억원·2조734억원씩 빠져나갔다.
이에 비해 금융주펀드 수익률은 연초 이후 -1.01%로 55개 섹터펀드 가운데 와인펀드(-2.35%)·럭셔리펀드(-1.36%) 다음으로 낮다.
펀드별로는 삼성자산운용 '삼성KODEX증권주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이 -7.73% 수익률로 가장 큰 손실을 기록했다.
삼성자산운용 '삼성KODEX은행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이나 우리자산운용 '우리KOSEF Banks상장지수증권투자신탁(주식)',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미래에셋맵스TIGER은행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도 1% 이상 손실을 냈다.
이런 수익률에 비해 자금을 꾸준히 모으는 이유로는 '키 맞추기' 기대감이 꼽혔다. 순환매 장세에서 저평가 매력을 가진 금융주가 유망주로 부각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김후정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금융주펀드 자금 순유입에는 상대적으로 덜 오른 것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을 것"이라며 "예상되는 키 맞추기 장세에서 금융주 상승을 점치는 투자자가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황석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금융주는 실적보다 낮은 주가를 매력으로 꼽을 수 있다"며 "내달까지는 반등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4월만 보면 현대자산운용 '현대금융IT타겟플러스목표전환형증권투자신탁 1[채권]'은 3.91% 수익을 올렸다. '삼성KODEX증권주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도 3.60% 수익을 냈다.
금융주 연간 실적 전망치도 상향 조정되고 있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시중은행이 작년까지는 대손충당금을 쌓으면서 주가도 부진했다"며 "올해 들어서는 이익성장률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헌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업종 특성상 이익 증가세가 궤도에 오르면 상당 기간 지속돼 왔다"며 "현대건설 매각 이익 같은 1회성 요인을 배제하더라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만 불확실성도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분산투자는 필수라는 조언이다.
김후정 연구원은 "금융주펀드를 보면 수가 적을 뿐 아니라 한 분야에만 집중한다"며 "전체 포트폴리오 가운데 5~10% 수준으로 투자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