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포커스] 상품시장 '숨고르기' …변동성은 '여전'

2011-05-0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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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등 일부 상품가격 두자릿수 하락 <br/>변동성·불확실성 여전 "안심 못해"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수개월간 랠리를 펼쳐온 상품시장에서 급격한 조정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실적 악화 우려가 컸던 기업들은 이를 반기면서도 상품시장의 변동성이 워낙 커 안심할 수 만은 없는 상황이다. 

최근 1개월 설탕(굵은선)-원유 선물 가격 등락률(출처:CNN머니)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 지난해 말부터 이어지던 상품가격 상승세가 최근 수주 사이 주춤하더니, 일부 선물가격이 두자릿수의 낙폭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면화는 지난 3월 초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이후 17% 떨어졌고, 지난해 하반기 126% 오른 설탕은 지난 2월 연고점에서 최근까지 34% 추락했다. 경기회복세와 맞물려 승승장구했던 구리도 올 들어 6% 하락했다.

이는 지난달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13 차례 경신하고, 은값이 사상 최고치에 근접하면서 여전히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국제 유가도 올 들어서만 25% 뛰었고, 미국의 가솔린 가격은 사상 최고 수준인 갤런당 4 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상품별로 희비가 엇갈리게 된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우선 공급부족에 대한 공포가 해소됐다. 공급량이 늘어났을 뿐 아니라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들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성장속도를 조절하면서 잠재적 수요도 줄었다.

면화의 경우, 최근 남반구에서 저가 물량 공세가 일어나면서 가격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지난해 가격이 두 배 가까이 뛰었던 면화는 같은해 말 파운드당 1.4481 달러에서 지난 3월 2.1515 달러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지난 주말에는 파운드당 1.7878 달러로 하락했다.

단기간에 과도하게 오른 가격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온라인 투자정보지 하드어셋인베스터의 편집인인 래드 지글러는 "일부 상품시장은 기술적으로 너무 올랐다"며 "상품은 매우 불안정한 투자자산인 만큼 급격하게 오른 것은 급격하게 떨어지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고전해온 기업들은 반색하고 있다. 배터리 브랜드 '에너자이저'로 유명한 에너자이저홀딩스는 지난 6개월간 배터리부문 수익에서 아연과 철강 가격 인상분으로 4000만 달러를 잃었다. 아연 가격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39% 오른 데 이어 지난 2월 연고점까지 5%가 더 올랐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지난 3월 1일자로 일부 배터리의 가격을 7% 인상했다.

하지만 매년 전 세계 아연 공급량의 40%를 빨아들이는 중국이 긴축기조를 강화하면서 수요를 줄이자 아연 가격은 지난 2월 고점 대비 13% 하락했다.

문제는 상품시장 일각에서 감지되고 있는 조정 분위기가 전방위로 확산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는 데 있다. WSJ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가 일부 상품가격 하락세를 상품시장의 랠리가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판단하게 되는 근거가 될 경우 상품시장 랠리를 다시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들도 여전히 불확실성을 떨쳐버리지 못해 사업 계획을 바로 잡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일례로 에어컨 브랜드 캐리어를 자회사로 둔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스의 그레그 헤이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월 구리값이 급등하자 에어컨에 들어가는 열교환기를 구리에서 알루미늄으로 교체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러나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 산하 선물거래소(COMEX)에서 구리 가격은 지난 2월 중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최근까지 10% 내렸지만, 알루미늄 가격은 헤이스의 발언 이후 16%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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