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임재천 기자) "직장생활 23년, 2년간의 방황과 실행, 5년 내 매출 500억"
디아이와이(DIY) 디스플레이 유재순 사장의 라이프 사이클이다. 3년 전만해도 유 사장은 국내 최고 직장이라는 삼성전자 간부였다.
직장생활 당시 DIY(Do It Yourself) 사업이 블루오션이라고 판단, 10년 전에 이미 도메인 주소(diydisplay.com, diydisplay.co.kr)까지 확보했지만 세상에 나와 보니 말 그대로 '암흑'이었다.
암흑천지에서 아이디어 하나만으로 '판'을 벌이기에는 무모하다는 생각도 컸다. 이런 와중에 뜻밖의 행운이 찾아왔다. 조달청에 납품하는 기업이 제품을 대규모로 구매하겠다고 연락이 왔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자신의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생산시설을 만들고 자재를 발주했다. 하지만 발주하겠다는 기업은 1년이 지나도 공식발주를 하지 않았다. 기다림의 대가는 심각한 자금난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사업 초년생이 겪어야할 일을 호되게 경험한 것 같습니다. 계약서만 믿고 덜컥 일을 벌였지만 정식 발주서를 받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었어요."
궁지에 몰린 유재순 사장은 어떻게든 사지를 탈출해야만 했다. 여기저기 닥치는 대로 문을 두드려야 했다. 다행히 그의 손을 잡아준 것은 기술보증기금. 그나마 탄탄한 아이디어와 기술력이 합쳐진 '제품'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그는 새롭게 도전하기 시작했다. '스윙 터치 모니터'의 품질이 탁월하다고 인정받았지만 소비자들이 알지 못하면 '무의미'하다고 판단, 본격적인 판로 개척에 나섰다.
탄탄한 제품력과 배송, AS망을 두루 갖추자 이제는 서로 '사겠다'는 연락이 왔다. 롯데마트를 필두로 지난달에는 서울 목동의 행복한 세상 백화점에도 매장을 오픈했다.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직원을 충원해야 할 정도로 바빠졌다.
"내년에는 5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 꿈은 여기가 아닙니다. '스윙 터치 모니터'가 세계 시장의 0.01%만 차지한다고 해도 500억원이 넘습니다. 4년 내에 가능한 일입니다. 대기업의 새치기를 우려하는 사람도 있지만 저희 외에 전세계에서 스윙터치모니터를 만들 수 있는 곳은 없습니다. 이미 모든 특허 등록을 마쳤기 때문이죠.”
유재순 사장은 이번 달에 중국에서 열리는 '중국 수출입 교역 박람회'에 참가한다. 전세계의 바이어들이 중국산 제품을 보러오는 자리다. 이 곳에서 그는 '해외 진출'이라는 황금알을 낳겠다고 장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