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원유 수요는 하루 8790만배럴 수준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석유 수요는 여전히 늘고 있어 고유가는 원유 소비 속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안톤 할프 미 에너지정보청(EIA) 애널리스트는 "모두가 (고유가가) 경기 회복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며 "유가는 미국인들에게 무거운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특히 세계 최대 석유 소비국인 미국과 중국의 소비 추이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미국의 휘발유 수요는 지난해보다 소폭 줄었지만 가격은 30%나 뛰며 2008년 기록한 최고치에 근접하고 있다.
제임스 해밀턴 캘리포니아대 이코노미스크는 최근 가정 내 에너지 소비가 2008년 수준으로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리 칠링기리언 BNP파리바 상품시장전략 대표도 "휘발유 가격이 더 치솟을수록 미국 가계의 부담도 커질 것"이라며 "석유 수요가 줄지 않는다면 유가 상승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에서도 석유 수요는 늘어나고 있지만 상황은 좀 다르다. 중국은 지난해 석유 수요를 12% 늘렸다.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의 석유 수요가 하루 1000만배럴에 달하지 않는다면 고유가가 중국인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잉시 유 바클레이스캐피털 애널리스트는 "중국에서는 가격 탄력성보다도 임금 상승이 석유 수요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며 "임금이 오르면 오를수록 중국인들의 석유 소비 역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더딘 가격 책정시스템도 중국인들의 유가 체감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휘발유나 디젤 등 정제유의 가격은 중국 정부가 책정하고 있기 때문에 국제 유가 상승분이 시장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때문에 중국 베이징의 운전자들은 고유가로 인해 압박을 느끼고는 있지만 생활이 달라졌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FT는 전했다.
고급 세단을 타고 나타난 한 중국인은 고유가에도 "별 차이를 못 느낀다"며 "일반인들은 유가 상승에 대해 우려하고 있겠지만 우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