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가 조합원 수에 따라 정해진 노조 전임자에게만 임금을 줄 수 있는 타임오프제가 지난해 7월 시행된 이후 조합원수가 2천명을 넘는 대기업이 타임오프 한도를 위반해 처벌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4일 노동계와 경영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자동차부품업체인 만도는 타임오프 한도를 초과해 전임자 임금을 지급한 사실이 드러나 최근 수원지방법원으로부터 25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평택지원은 지난 4일 타임오프 한도 위반, 노조 운영비 편법 지원 등 부당노동행위를 한 만도 대표이사에게 벌금 1500만원을, 노경협력실장에게 벌금 10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그동안 중소사업장이 노조 전임자에 대한 불법 임금지급으로 사법처리된 적이 있지만 대기업은 처음이다.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상급단체인 만도 노조에는 전체 근로자 3800여명 중 약 2200명이 가입돼 있다.
벌금 액수도 타임오프제를 포함한 부당노동행위 관련 사법처리 대상 가운데 사실상 최고 수준이다.
또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청은 지난 1월 노조전임자에 대한 불법 임금지급으로 적발된 금속노조 소속 사업장인 삼원강재에 벌금 70만원을 선고한 바 있다.
만도는 타임오프제 시행 이후에도 기존 21명의 노조 전임자에게 임금을 지급하기로 노사 간에 잠정 합의했다가 작년 9월 타임오프 한도(1만시간)에 맞춰 5명의 유급전임자와 16명의 무급전임자를 두기로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고용노동부가 작년 10월 현장 점검을 실시한 결과 만도가 근로시간면제자 5명 외에 임시상근자와 월급제전환위원회 위원 등 10명에게 월급을 지급한 사실을 적발했다.
만도가 상급단체인 금속노조에 파견된 전임자 2명을 비롯해 기존 임시상근자 3명과 월급제위원회 위원 5명에게 급여를 지급했다는 것이다. 차량 3대와 유류비를 지원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에 따라 고용부는 올해 1월 검찰에 만도를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으며 검찰은 만도 대표이사와 노경협력실장에 각각 1500만원과 1000만원으로 약식기소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노조 전임자에 대한 불법 임금지급행위에 대해서는 사법당국과 긴밀히 공조해 엄정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