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바레인 정부가 시위의 중심지인 진주 광장에서 경찰과 군을 철수시키자 시위대들이 재집결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군 병력이 빠져나간 자리에 수천만명의 시아파 무슬림 시위자들이 다시 진주광장에 집결해 민주화와 왕의 퇴위를 재차 요구하고 있다.
많은 시위자들이 여전히 “왕정은 사라져야 한다”며 “이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끝까지 싸울 것”을 외치고 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셰이크 살만 이븐 하메드 알 칼리파 바레인 왕세자는 지난 19일 시위를 유혈진압하던 군 병력을 진주광장에서 철수시키는 한편 야당에 대화를 제의하는 등 유화 제스처를 보였다.
이는 바레인에 제5함대를 주둔시키고 있는 미국 등 서방 우방국들이 유혈진압에 강하게 반대했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18일 하마드 빈 이사 알- 칼리파 바레인 국왕에게 전화를 걸어 유혈진압을 자제해줄 것을 요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화 통화에서 “안정은 국민의 권리 존중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또 영국 정부는 10여건의 무기 수출 허가를 취소하기까지 했다.
한편 이날 바레인의 야당 대표들은 정부의 대화 요구에 응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에 따르면 바레인의 주요 시아파 야당 이슬람국가협의회(INAA)의 압둘 잘릴 칼릴 의원은 야당 의원들이 왕정일가의 대화 요구에 응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중이라고 말했다.
바레인의 반정부 시위는 40년간 권력을 독점한 소수 수니파에 대한 시아파의 소외감에서 비롯됐다. 시아파 무슬림이 주축이 된 시위대는 국민의 70%를 차지하는 시아파에 대한 차별 철폐와 민생문제 해결, 신헌법 제정 등 정치개혁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