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양 진영의 전쟁은 이제 시작됐다. 기존 사업 뿐 아니라 향후 신사업에 있어서도 영역이 중복돼 샅바 싸움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최근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부분은 3D TV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셔터글래그(SG) 기술을 도입해 세계 최초로 풀HD 3D TV를 출시했다. 이에 LG전자 역시 반격에 나섰지만 현재까지는 삼성전자의 완승이다.
삼성은 미국·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8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반면 LG는 3~4%의 초라한 성적을 내는데 그쳤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LG는 편광방식을 업그레이드한 FPR 기술을 앞세워 기존 삼성 진영의 SG와의 격돌을 예고한 것.
이들의 경쟁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스마트폰 부문에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 시리즈를 앞세워 글로벌 4위로 올라섰다. 여기에 LG전자 역시 세계 최초 듀얼코어 스마트폰과 무안경 3D 제품을 출시했다. 빠르게 성장하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격돌은 피할 수 없다.
특히 양사는 글로벌 휴대폰 2위(삼성)와 3위(LG)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1위인 노키아가 스마트 대응이 늦은 것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 휴대폰 1위 자리도 넘볼 수 있다.
부품 부문에서도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 앞선 곳은 삼성 진영이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시장에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삼성LED 역시 미래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LED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09년 삼성 LED TV의 선전은 삼성LED가 있기 에 가능했다.
LG 역시 그룹차원에서 AMOLED와 LED를 차세대 동력으로 꼽고 강력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AMOLED는 소형 모바일 기기를 넘어 향후 TV 등 대형화면에도 적용된다. 화질·저전력에서 기존 디스플레이를 크게 앞설 뿐 아니라 말거나 접을 수도 있다. 미래 디스플레이 1위를 위해서는 AMOLED를 잡아야 한다.
LED 또한 차세대 조명으로 각광받고 있다. 삼성과 LG는 디스플레이의 광원으로 활용하고 있는 LED를 조명 산업으로 확대하기 위해 생산성과 가격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이 밖에 2차전지 부문에서는 각각 글로벌 주요 자동차 메이커들과 배터리 독점공급을 맺으며 시장을 키우고 있다. 5년 가량 앞서 출발한 LG화학이 다소 앞서고 있지만 삼성SDI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아울러 양사의 신수종 전략제품이 상당 부분 겹친다. 시장이 형성되면 표준화 경쟁이 불가피하다. 신수종 부문에서 양측의 기술 기반은 상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의 기술경쟁보다 수십배에 달하는 전선이 형성되는 것.
업계 관계자는 “전자산업에서 삼성과 LG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 숙적”이라며 “이들의 경쟁이 공정하고 상호발전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조율과 필요한 부분에 대한 공조체계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