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김동욱 교수는 “지난해 백혈병 등 담당했던 중증질환자 가운데 18명이 사망했으며 이들의 원인을 조사하던 가운데 많은 환자들이 초기에 처방전대로 약을 복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며 “환자들이 처방전에 따라 복약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심각한 일인지 인식이 많이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환자는 물론 환자를 둔 가족들의 복약인식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한국환자단체연합회와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KRPIA)가 1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락(樂)&약(藥) 캠페인’ 협약식을 가지고 환자들의 복약순응도 개선에 나섰다.
양 기관은 이날 협약식에 앞서 국내 중증질환자 365명을 대상으로 처방약 복용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중증질환자 3명 중 1명(35.1%)은 약복용을 임의로 1회 이상 중단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단한 이유로는 ‘약 먹는 것을 잊어버려서’(44.4%), ‘부작용이 심해서’(21.2%), ‘가끔 복용을 중단해도 좋은 것 같아서’(12.6%) 등으로 나타났다.
모순적인 사실은 응답자의 96.7%가 ‘처방전대로 약을 먹어야 도움이 된다’고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복약수칙을 지키지 않는다는 점이다.
김 교수는 “환자들의 치료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의사의 능력만이 아닌 환자의 신뢰와 처방전에 따른 약물복용 실천이 필요하다”며 “학창시절 국내외에서 인지도가 높은 한 스승님이 명의가 무엇인가에 대해 물으시며 ‘본인처럼 대내외적으로 유명하거나 지식이 많은 사람이 아닌 환자가 처방전대로 복약을 하게도록 하는 의사’라고 말한 기억이 난다”고 강조했다.
양 기관은 향후 △환자대상 교육용 뉴스레터 발송 △후원기관 확대 및 인식개선 홍보 포스터 배포 △교육자료 개발 및 의료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강의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상임대표는 “이번 조사는 상대적으로 조사가 용이하지 않은 중증질환자를 대상으로 처방약 복용 실태를 처음으로 조사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 이번 캠페인을 통해 많은 환자와 가족들이 복약중단 등으로 아픔을 격지 않게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KRPIA 이동수 회장은 “의사의 처방전대로 의약품을 복용하는 것은 중증질환자나 경증질환자 모두에게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캠페인을 통해 환자들의 치료와 건강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양 기관이 함께 다양한 노력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