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권 반정부 시위 확산…바레인·리비아 소요사태 격화

2011-02-17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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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튀니지에서 발원한 민중시위의 물결이 이집트를 거쳐 북아프리카와 중동 전역으로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바레인에서는 시위가 점차 가열되는 가운데 경찰이 강제 진압하려다 시민들이 크게 다치는가 하면 리비아에서는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69)의 42년 장기집권에 반발하는 시위가 도시 곳곳에서 발생하는 등 시위 물결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새벽 바레인 마나마의 펄 광장에는 수백명의 경찰들이 급습해 최루가스와 수류탄을 수천명의 시위대에게 퍼부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하고 있던 시위대는 축제 분위기에서 밤샘시위 후 야영을 하고 있었으나 새벽 3시 30분께 경찰들이 들이닥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최소 2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목격자들은 경찰들이 시위자들의 평화시위 과정에서 아무런 경고도 없이 진입했다고 주장했다.

시아파 무슬림이 주축이 된 시위대는 국민의 70%를 차지하는 시아파에 대한 차별 철폐와 민생문제 해결, 신헌법 제정과 정치범 석방을 포함한 정치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바레인의 국왕 및 주요 집권 세력이 소수의 수니파이기 때문에 시아파들은 그동안 일자리, 주택, 교육 등에서 차별받아 온 것으로 알려져 왔다.

앞서 전날 시아파 야당 대표는 “바레인의 반정부 시위는 이란의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니며 이란과 같이 독재를 신정체제로 전환하는 것에는 관심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정부가 시위대들을 단념시키려 한다면 지금과 같은 시위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리비아에서의 시위도 계속됐다. 리비아 시위 이틀째인 16일 제2도시 벵가지에서 시위대들은 화염병과 돌멩이로 무장하고 정부청사 밖에서 인권변호사 페티 타르벨의 석방을 촉구했다.

수도 트리폴리 남쪽의 젠탄과 알베이다에서도 인권변호사 석방과 카다피 축출을 촉구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경찰은 이날 밤 유족들의 요구를 수용해 페티 타르벨 변호사를 풀어줬지만 시위대는 반정부 시위를 계속하고 있으며 또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사이트를 통해 17일의 전국적인 시위에 참여할 것을 권했다.

그러나 리비아의 국영방송국은 여전히 이같은 민주화 시위에 대해 방송하지 않고 있으며 대신 수도 트리폴리에서 벌어지고 있는 카다피 국가원수에 대한 지지를 표하는 친정부 행사를 방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예멘에서도 시위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16일 예멘의 사나, 아덴 등에선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벌어져 2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다쳤다. 예멘 시위대는 SNS를 통해 18일 100만명 집결 시위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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