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평균 소득 추이(단위 달러· 출처 CNN머니) 파란선: 전체 평균 소득 / 빨간선: 상위 5% 평균소득 |
수십년간 전체 미국인의 90%는 큰 변동이 없는 소득 수준을 유지해 왔다. 특히 중산층 소득은 적어도 한 세대 이상 그대로 이어져 온 반면 최상위층의 소득은 빛의 속도로 증가했다.
그러나 38만 달러(4억2392만원) 이상을 벌어들이는 소득 상위 1% 미국인들은 지난 20년동안 소득이 33%나 늘었다.
CNN머니는 이같은 추세의 주요 원인으로 노동 조합 및 노동권 보호의 지속적인 감소를 지적했다.
노동부 고위관리를 지낸 빌 로저스 럿거스대학 교수는 "단체교섭을 통해 노동조합원들은 전통적으로 비노조원들에 비해 15~20% 더 벌어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지난 30여년동안 노조원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지난 1983년에는 조합원이 전체 노동자의 20%를 차지한 반면 2010년에는 12%도 채 되지 않는다.
로저스 교수는 "단체교섭의 감소는 왜 저임금 노동자들이 인플레 상승과 함께 임금이 오르지 못했는지를 설명한다"고 밝혔다. 단체 교섭을 통해 임금을 끌어올리지 못한다면 특히 블루칼라 노동자들의 임금은 그대로 정체돼 버린다는 것이다.
로저스 교수는 ‘세계로 확장된 경쟁’을 또 다른 원인으로 들었다.
세계화가 개도국을 빈곤에서 구해준 반면 미국의 중산층에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저임금을 좇은 공장의 해외 이전이 미국 임금을 하락세로 이끌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제조업체들이 해외로 떠나면서 미국은 기본적으로 ‘서비스 기반 경제’로 떠올랐고, 이같은 추세는 미국 노동자들의 직무 기술의 변화도 이끌었다.
로저스 교수는 지금은 대학을 졸업해도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반면 "50년 전에는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일할 수 있는 수많은 ‘블루칼라’ 일자리가 널려 있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CNN머니는 평균적인 미국인들이 경제 기반을 잃어가는 상황에서 최상위층은 ‘똑같은 이유’로 자금을 끌어모아 왔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세계화가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해외로 빼앗아 간 반면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에겐 비용 감소와 이윤을 늘릴 수 있는 길을 열어줬기 때문이다. 심지어 더 넓은 세계 시장은 이들 제품의 수요가 더욱 늘어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앨런 존슨 월가 컨설턴트는 "글로벌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금융서비스, 정보기술(IT), 연예나 미디어 등의 특별한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 더 큰 돈을 벌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1980년대 이후로 대졸자와 고졸자 간 임금 격차가 커졌다. 1980년대 고졸자는 대졸자 임금의 71%를 받았으나 2010년에는 55%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시장의 성장도 부유층이 더 큰 돈을 끌어모을 수 있게 된 또 다른 원인이 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970년 이후 1300%나 상승했다. 이는 미국 경제 성장을 도왔지만 그 혜택은 불균형적으로 부유층에게만 돌아갔다.
심지어 정부 정책은 금융규제를 대폭 완화하며 수십년간 이같은 양극화를 부채질했다는 지적이다. 부시 행정부 시절 제정된 부자감세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연장돼 부유층의 파이를 더욱 키웠다.
미 실업률은 여전히 높고, 부동산 시장은 회복세를 거의 보이지 않아 미국 중산층은 여전히 대공황 속에 있는 것과 같다고 CNN머니는 지적했다.
반면 기업 실적은 크게 반등하고 있으며 증시 또한 강세장을 연출하고 있기 때문에 부유층들은 계속 부를 늘려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존슨은 이같은 상황을‘끔찍한 딜레마’라며 “우리는 분명 계급전쟁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