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이집트 대통령 자리에서 전격 퇴진한 호스니 무바라크가 역내에 보유한 자산을 동결할지를 금명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EU 집행위원회 소식통은 오는 14~15일(현지시각) 브뤼셀에서 잇따라 열리는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재무장관회의와 EU 재무장관회의(경제ㆍ재무이사회.ECOFIN)에서 무바라크 자산 동결이 긴급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12일 밝혔다.
이 소식통은 애초 예정된 의제는 아니지만, '극적인' 상황이 전개된 데다 정치ㆍ경제ㆍ외교적으로 이 문제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안인 만큼 긴급 의제로 다뤄질 게 유력하다고 덧붙였다.
EU가 대통령선거 결과에 불복하고 퇴진을 거부하는 로랑 그바그보 코트디부아르 대통령 일가와 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리 전(前) 튀니지 대통령의 자산을 동결한 것에 비추어 무바라크 자산 동결도 불가피하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다만, 무바라크라는 인물의 '중량감'이나 북아프리카와 중동 아랍권에서 이집트가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했을 때 EU가 그바그보나 벤 알리에게 했던 것보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유로존 및 EU 재무장관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우선 자국 금융회사에 무바라크가 은닉한 자산이 있는지, 있다면 그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자산 동결 조처를 했을 때 경제ㆍ외교적 이해득실은 어떤지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캐서린 애슈턴 EU 외교ㆍ안보정책 고위대표도 무바라크 퇴진 발표 직후 긴급 기자회견에서 이 문제에 관해 질문에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바 없다. (이집트와의 관계에) 더욱 광범위한 논의가 있어야 하며 자산 동결은 이러한 논의의 일부분"이라며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그러나 재무장관회의에서 무바라크 자산을 동결한다는 원칙에 합의하고 세부 사항은 추후 검토하는 방식으로 결정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한편, 스위스 정부는 무바라크 퇴진 직후 발 빠르게 자국 은행에 은닉된 자산을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