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에 '한파 효과'..가스.의류판매 급증

이번 겨울에 맹위를 떨친 '북극 한파'가 소비와 여가생활 패턴에 변화를 몰고 온 것으로 나타났다.

   방한의류가 날개 돋친 듯 팔리면서 의복 매출이 고점을 찍었고 전기와 가스 판매량이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반면 야외 활동을 꺼리면서 유원지나 야외 테마파크, 골프장 등을 찾는 발길은 뜸해졌다.

   13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 업계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의 1월 도시가스용 가스 판매량은 296만4천t으로 작년 같은 달(267만4천t)보다 10.8%, 발전용 가스 판매량은 191만8천t으로 작년 1월(134만8천t)보다 42.3%가 증가했다.

   이를 합하면 488만2천t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21.4% 늘었다.

   앞서 작년 12월 판매량도 12.1%(도시가스용 3.9%, 발전용 26.9%) 증가했다.

   가스공사측은 "1월 판매량은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라고 말했다. 한파로 도시가스 난방 수요가 늘고 전력 사용 증가로 발전용 판매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전국 평균기온은 영하 4.4도로 1981년 이래 30년만에 가장 추웠다.

   전력 판매량도 이번 겨울들어 수차례 최대 전력수요 기록을 갈아치웠던 만큼 지난달에 월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앞서 작년 12월 전력 판매량은 3만9천292GWh로 전년 동월 대비 7.3% 늘면서 4만GWh에 육박했다.
    의류 판매도 급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12월 의복 판매액은 4조원에 육박한 3조9천699억원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14.4%가 늘었다. 월간 기준 최대 규모다. 경기 회복에 따른 소비 증가 추세에 한파 효과가 더해진 데 따른 것이다.

   같은 달 가정용 직물 및 의복 소매업의 생산은 11.3%나 증가했다.

   이런 흐름은 1월에도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전체 매출 가운데 70∼80%를 의류 매출에 의존하는 백화점의 1월 매출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1월 백화점 매출은 무려 23.1% 증가했다. 설 특수가 반영됐지만 한파 영향으로 방한복 등 의류 판매가 늘어난 영향이 적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반면 한파 등 기상악화로 악영향을 받은 업종도 적지 않다.

   통계청이 조사한 생산동향을 보면 작년 12월 골프장 운영업은 전년 같은 달보다 9.3%, 유원지.테마파크 운영업은 1.3%가 각각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계절적 비수기인데다 한파까지 겹치면서 유원지와 야외 테마파크 입장객은 1월에도 크게 줄었다"면서 "동물원은 구제역에 따른 악영향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12월 차량용 연료 소매업의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1.9% 감소했다. 특히 휘발유 판매량은 0.6% 감소, 전월인 11월의 높은 증가율(11.6%)과 대조를 이뤘다. 휘발유 판매량은 지난달에도 2.3% 증가에 그쳤다. 고유가 상황에서 강추위, 폭설로 야외 여가활동을 꺼린데 따른 것으로 재정부는 분석했다.
    이밖에 작년 12월 주점업 생산은 8.3%나 감소했다. 이는 2009년 1월 이후 주점업의 장기 침체 속에서 동장군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평소보다 귀가를 서두르게 만든 영향도 없지 않았던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