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배꼽에서 하늘의 별을 헤다

2011-02-09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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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배꼽 강원도 양구군 도촌리의 국토정중앙천문대 야경. 천문대의 돔이 열리면 천체 망원경으로 별들을 관측할 수 있다. 
맑은 날에는 하늘에서 별이 쏟아질 듯 가까이 볼 수 있다. 어린이들의 교육을 겸한 여행으로는 최고의 코스다.
(아주경제 윤용환 기자) 한반도의 정중앙은 강원도 양구군이다.

우리나라의 4극 지점을 기준으로 중앙 경도와 중앙 위도의 교차점이 우리나라 국토의 정중앙이라고 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남면 도촌리가 한반도의 정중앙 배꼽에 해당한다.
이곳에 국토정중앙천문대가 있다.

양구군 도촌리 입구에 있는 도촌 막국수 집을 끼고 300m 정도 올라가면 둥근 돔형의 건물이 나온다.

천문대 입구에 국토의 정중앙임을 알리는 조형물이 서 있다. 하지만 천문대가 위치한 지점이 정중앙은 아니다. 여기서 약 900m 정도 산 쪽으로 올라가면 빨간 깃발이 꽂혀 있는 지점이 바로 정중앙이다. 천문대 위쪽으로 군부대 훈련장이 있어 현재의 위치에 자리 잡은 것이다.

천문대에 들어서면 한반도 국토 정중앙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천문대의 특성상 관람 시작 시간이 늦다. 오후 2시부터 관람이 가능하다. 대신 밤늦게까지 여유 있게 관람할 수 있다.

천체 투영실에서는 의자에 누워 가상의 밤하늘과 우주여행을 떠날 수 있다.

'우주 이야기’를 주제로 한 공상과학영화나 시간대별로 별자리와 우주에 대한 3D영상을 관람할 수 있다. 지구와 은하계의 생성부터 현재까지의 모습을 담은 영상은 입체화면으로 생생하고 재미있다. 특히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가 많이 등장해 지루하지 않게 관람할 수 있다.

2층에는 망원경들이 전시돼 있다. 천문대의 하이라이트는 지붕 위의 돔이 열리고 천체망원경으로 별을 관측하는 것이다. 별이 뜨는 오후 7시 이후에는 천체 관측실에서 직접 별을 관찰해 볼 수 있다. 눈이 내리거나 흐린 날은 천체관측이 불가능하다. 별을 보고 싶다면 반드시 날씨를 확인하고 출발하기 전에 천문대에 문의하는 것이 좋다.

영하 20도를 오르내리는 추운 날씨지만 캠핑을 좋아한다면 도전해 봐도 좋다. 국토정중앙천문대 주차장 바로 옆에 야영장과 음수대, 화장실이 설치돼 있다. 겨울철엔 물이 얼기 때문에 개수대는 사용할 수 없어 천문대 내의 화장실이나 정수기를 이용해야 한다. 텐트 한 동 기준으로 하루 3000원이다. 

강원도 양구의 대표적인 문화 공간인 박수근미술관. 이곳에 오면 그의 작품인 유화 ‘굴비’ ‘앉아있는 두 남자’ 2점, ‘나무와 두 여인’ 2점과 ‘탑돌이’ 등의 판화 그리고 스케치화를 만날 수 있다.
양구를 찾았으면 반드시 박수근미술관을 들러봐야 한다. 박수근 화백은 과감한 생략과 단순한 구도, 투박한 질감이 느껴지는 마티에르기법을 통해 한국적인 정서를 가장 잘 표현한 서민화가로 한국보다 외국에서 더 잘 알려진 세계적인 화가다.

특히 1996년 미국 소더비경매장에서 유화 ‘강변에서 빨래하는 여인’이 무려 31만 달러(2억5000만원)에 팔리는 등 한국을 대표하는 국민화가로서 사후에 더 추앙받는 인물이다.

박수근미술관에서 만나게 되는 그의 작품은 유화 ‘굴비’ ‘앉아있는 두 남자’ 2점, ‘나무와 두 여인’ ‘탑돌이’ 등의 판화 그리고 스케치화다. 워낙 비싼 가격으로 인해 많지 않은 유화 소장품에 아쉬움이 들지만, 화가가 생전에 밑그림을 그렸던 스케치 그림을 대하다보면 대작보다 더한 감동이 느껴진다.

일생을 가난하게 살았던 그가 손수 오려서 모았을 르누와르, 밀레 등 대가들의 작품 스크랩북이나 지인에게 보냈던 편지 등을 관람하다 보면 대화가의 채취를 느낄 수 있다. 2001년 10월 박수근화백 생가 터에 200여 평 규모로 건립된 박수근미술관은 화백의 예술관과 인생관을 재조명하는 동시에 지역의 대표적인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전시관에서 계단을 따라 약 5분 정도 올라가면 영면에 든 박수근 화백 묘지를 만날 수 있다.

다음 코스는 양구의 숨겨진 보물 선사박물관이다. 파로호 상류 하리 고인돌 고원에 세워진 선사박물관은 향토사료관 그리고 인공습지가 한데 어우러져 있어 느긋하게 구경하기 좋은 곳이다. 1997년 국내 최초로 세워진 선사박물관은 상무룡리의 구석기 유적, 해안면 일대의 신석기·청동기시대 유물 등 650여 점이 체계적으로 전시돼 있어 한반도 중부내륙의 선사시대 생활문화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곳이다. 원시생활의 풍치를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움집, 석기제작 체험장, 산책로 등이 마련돼 있다.

주차장 건너편에 있는 향토 사료관은 2002년에 개관한 곳으로 양구지역의 조상들의 생활사를 엿볼 수 있는 농기구, 생활민속자료 등 300여 점의 향토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특히 화전민들이 사용했던 농기구와 산촌마을에 대한 유물들이 많아 양구지역의 생활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하얀 눈밭 위로 펼쳐진 인공습지 가운데로 나무 데크가 만들어져 있어 연인끼리 가족끼리 산책을 즐기기 좋다. 인공습지 안쪽에 한반도 지형의 인공섬이 조성되어 있는데 산책로가 한반도 인공섬까지 이어진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분단 60년 동안 사람의 손때가 타지 않은 두타연계곡을 둘러보는 것도 겨울여행의 운치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눈 덮인 산속에 호젓하게 자리 잡고 있는 광치자연휴양림은 하룻밤 묵어가기 참 좋은 곳이다. 자료 제공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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