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칼럼] 길게 그리고 다양하게 봐야 할 해외건설인력

2011-02-09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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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홍 해외건설협회 
정책연구실 팀장
2010년은 우리나라 해외건설 역사에서 잊을 수 없는 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우선 1965년 처음으로 해외건설시장에 진출한 이후 누적수주 4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연간 수주액도 716억 달러를 기록하며 5년 연속 사상최고의 실적을 보였다. 또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를 통해 세계 원전시장에 한국이라는 이름도 떳떳하게 알렸다. 시장 개방이 확대되고 진출 업체가 늘어나면서 그 어느 때 보다 치열한 수주 경쟁이 일어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작년 한 해 보여준 우리나라 해외건설의 눈부신 성과는 박수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대한민국 해외건설이 현재 수준의 수주 실적을 유지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연간 1000억 달러 달성과 동시에 세계 건설 5대 강국으로 우뚝서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공종과 시장의 다변화를 꾸준히 추진해야 함은 물론 금융 조달 방식도 다양화해야 한다. 또 기술 및 프로젝트 관리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 전문인력 양성도 해외시장 진출 확대를 위한 중요한 요인이다. 특히 전문인력 양성은 수주 물량이 본격적으로 확대되기 시작한 5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온 문제이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향후 3년간 부족이 예상되는 중간관리자급 이상의 해외건설 전문인력은 6000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급증하는 인력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와 유관기관이 시행하고 있는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은 대부분은 플랜트 공종을 중심으로 한 단기 속성 교육과정에 집중돼 있다. 이런 단기간의 집중 프로그램은 경력자를 위주로 한 교육에 그쳐 늘어나는 인력수요에 대한 안정적인 방안이 될 수 없다. 때문에 해외건설시장에 대한민국의 비전 실현과 위상 정립을 위해서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다양한 인력양성 방안을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

우선 정부를 비롯한 유관기관에서 시행 중인 인력양성 교육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 대학생 교육과정에 해외인턴과정을 추가하고 국내건설 경기침체에 따른 유휴인력 등을 해외현장이나 관리업무에 투입할 수 있도록 재교육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 또 인력양성 다변화 방안의 하나로 최근 연장 시행이 결정된 산업기능요원제도도 적극적으로 활성화 할 필요가 있다. 산업기능요원 대상 인력에 해외건설 전문 교육을 이수한 군 미필자를 편입시켜 현재의 교육프로그램과 연계시킨다면 교육프로그램의 활용성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향후 지속적인 고용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해외건설 특성화고 교육과정을 도입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는 방안이다. 해외건설 공종별 특정 분야에 대한 조기교육을 통해 전문계고 학생들을 해당 분야의 전문가로서, 더 나아가 중간관리자급 이상의 전문인력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효율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이와 같은 다양한 방식의 인력양성은 향후 제3국 인력이 대부분인 기능직을 대체할 수도 있어 고용확대와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사람이 미래다'라는 말이 있다. 대한민국 해외건설이 현 단계에서 만족하지 않고 세계 최고의 자리에 서기 위해서도 효과적인 전문인력양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국가의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역할을 하고 있는 해외건설이 향후 안정적인 수주시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제 눈앞에 놓인 것만을 볼 것이 아니라 길게 보고 다양하게 생각할 때다. 그리고 그 핵심에는 역시 '사람'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자리잡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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