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범행을 도운 홍동옥 전 그룹 재무총책임자(CFO)와 남영선 ㈜한화 대표, 삼일회계법인 김모 상무 등 김 회장의 측근과 회계사 10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로써 지난해 9월 16일 그룹 본사의 압수수색으로 시작된 한화 비자금 공개수사는 137일 만에 사실상 일단락됐다.
비자금의 실체 파악과 함께 정.관계 로비 의혹도 파헤치려던 검찰은 당초 계획은 핵심 연루자에 대한 법원의 잇단 구속영장 기각으로 수사 동력을 상실하면서 수포로 돌아갔다. 또 검찰의 수사가 장기화 되면서 경제계에서는 ‘먼지털기식’ 수사라는 비판도 터져 나왔다.
검찰에 따르면 김 회장 등은 2004-2006년 위장계열사의 빚을 갚아주려고 3200여억원대의 횡령.배임을 하고, ㈜한화S&C와 ㈜동일석유 주식을 김 회장의 세 아들과 누나에게 헐값에 매각해 1041억여원의 손실을 그룹에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차명계좌 382개와 채권 등으로 비자금 1077억여원을 조성해 세금추징을 피하고, 태경화성과 부평판지 등 13개의 사주 소유 업체를 비계열사인 것처럼 운영한 혐의(조세포탈.공정거래법 위반 등)도 있다.
검찰은 이밖에 김 회장 측이 계열사가 보유한 대한생명 주식 콜옵션을 무상 양도하게 시켜 573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 등을 확인했고, 이런 경영상 비리로 인한 한화측 피해가 모두 6466억여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애초 김 회장 등 사건 관련자 대다수를 구속수사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홍 전 CFO를 포함한 그룹 전.현 고위간부 6명과 삼일회계법인 김모 상무에 대한 구속영장이 모두 법원에서 기각되자 전원 불구속 기소로 방침을 정했다.
검찰 관계자는 “한화 측이 회사 관계자에게 거짓 증언을 강요하고 내부 서류를 청계산 비닐하우스에 숨기는 등 조직적인 증거인멸.수사방해를 저질렀다”며 “사법정의 회복 차원에서 조사를 벌여 관련자를 추가기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