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피해 축산농가들 "보상금, 최소한 일부라도 먼저 지급해라"

(아주경제 이미호 기자)정부가 구제역 피해 보상금을 일괄적으로 동일하게 지급해 축산농가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행정 편의주의로 보상 규정을 단순화하면서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28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구제역으로 가축을 살처분한 농가는 한우의 경우 7개월 미만은 300만원, 7개월 이상은 500만원의 50%를 가지급금으로 받고 있다.

돼지는 마리당 30만원의 절반을 가지급금으로 보상받고 있으며 최종 보상금액은 가축별로 다양한 기준을 적용, 추후에 지급받을 예정이다.

하지만 축산농가들은 정부의 보상금 산정 기준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않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최종 결정된 보상금이 얼마나 그리고 언제 나올지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구제역 피해 보상은 브랜드 가축이나 품질 개량 여부와 관계없이 지난해 12월 2일 산지 거래가격으로 보상이 이뤄지는 등 평균치가 일괄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특히 설 명절을 앞두고 있는 축산농가들은 최소한 일부 만이라도 먼저 지급해야 숨이라도 쉴 수 있다는 입장이다.

강화군에서 돼지농장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구제역 피해로 명절을 조용하게 보내는 건 상관없지만 직원들 월급을 못주고 있어 그게 제일 맘에
걸린다”고 말했다.

송아지 입식 단계부터 엄격한 선발과정을 거치고 특수 사료를 먹이는 등 사육비용이 더 들어가는 브랜드 가축농가들의 부담은 더 크다.

구제역 첫 발생지인 안동의 경우, 2005년부터 1등급 이상의 한우고기에만‘안동비프’ 브랜드를 사용해왔다. 지역 한우나 돼지 고급화를 위해 돈을 써가며 공을 들였지만 이 같은 노력이 전혀 반영되고 않고 있다.

황인식 파주시 한우협회장은 “고품종 소나 저품종 소 모두 평균치 보상금을 일괄적으로 적용하기 때문에 그동안 특별히 공을 들인 농가들은 낙담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