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새해 들어서도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점쳤던 럭셔리펀드가 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신흥국을 중심으로 긴축 우려가 커진 탓으로 증권가는 풀이했다.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했다.
럭셔리펀드는 작년 한 해만 40% 이상 수익을 내면서 올해도 꾸준히 수익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를 모아 왔다.
25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럭셔리펀드는 연초부터 24일까지 4.26% 손실을 냈다.
이는 전체 섹터펀드 가운데 금펀드 다음으로 낮은 수익률이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가 1.28%, 해외주식형펀드는 -0.79% 수익률을 보였다.
럭셔리펀드는 1개월 수익률도 여타 상품 대비 부진했다. 1개월 사이 6.58% 손실이 났다.
이 기간 국내주식형펀드와 해외주식형펀드는 각각 3.13%와 -0.14% 수익률을 나타냈다.
상품별로는 IBK자산운용 'IBK럭셔리라이프스타일자C 1[주식]'이 새해 들어 5.39% 손실을 보였다.
이 상품은 1개월 동안 -7.27% 수익률을 기록했다.
우리자산운용 '우리Global Luxury증권투자신탁 1[주식]Class C-E'와 한국투신운용 '한국투자럭셔리증권투자신탁 1(주식)(C 1)'는 각각 -4.37%와 -3.29% 성과를 냈다.
두 상품 1개월 성적은 각각 -6.80%와 -5.99%다.
럭셔리펀드는 작년만 해도 40%를 웃도는 수익을 냈다. 이에 비해 올해 성장세가 현저히 둔화됐다.
럭셔리펀드는 의류나 자동차 같은 고가명품 브랜드 보유 기업 주식에 투자한다.
루이비통 모기업인 LVMH를 비롯해 BMW, 폭스바겐, 나이키, 스와치 등이 주요 투자종목이다.
최근 부진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주요 신흥국을 중심으로 커지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대표적인 소비재섹터인 럭셔리펀드가 긴축정책에 따른 소비위축 우려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가파르게 오른 가격도 부담스러운 점으로 꼽힌다.
증권가는 단기적으로 부진을 보일 수 있다면서도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꾸준한 오름세를 기대했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최근 럭셔리펀드 부진은 펀드 자체 문제라기보다는 신흥국 증시 조정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봐야 한다"며 "신흥국 경제가 양호한 기초체력(펀더멘털)을 유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하반기부터 다시 반등세로 돌아설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박현철 메리츠종금증권 펀드연구원은 "중국 긴축 우려로 일시적으로 부진을 보이고 있지만 길게 보면 추가 상승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중국에서 대출이 감소하고 있지만 소비는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소비시장 확대는 소비재 관련 펀드인 럭셔리펀드에 호재라는 이야기다.
김후정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럭셔리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인도나 동남아시아도 주요 소비국으로 등장하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옥석을 고를 필요는 있다는 조언이다.
김 연구원은 "럭셔리시장에서도 브랜드마다 차이점이 있다"며 "개별 기업 변동성이 높아진 만큼 어떤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느냐에 따라 성과 격차도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