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은 지난해 하반기 플러스로 돌아선 국내총생산(GDP) 갭이 올 들어 완만하게 우상향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에 따라 물가상승률도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은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폭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인플레이션 갭' 확대… 경기과열 논쟁
한은은 GDP 갭이 올 들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GDP 갭은 실제 GDP에서 잠재 GDP를 뺀 것으로, 경제활동이 성장 잠재력을 웃돈다는 의미다.
한은이 이처럼 예상하는 것은 침체를 겪던 한국 경제가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성장' 기조로 돌아서며 생산·소비활동이 활발해진 영향이다.
지난해 11월 광공업생산은 전월에 비해 1.4% 증가하고, 서비스업생산도 0.8% 늘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80.9%로 2개월 만에 80%대를 회복했고, 소매판매 역시 10월보다 2.9% 늘었다.
경기동행지수와 선행지수는 조금씩 하락폭을 줄이고 있어 경기는 전반적인 회복기조를 나타내고 있다.
정부도 미국과 중국의 내수증가세와 수출증가세에 힘입어 올해 국내 경제가 5% 이상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올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성장률이 높을 것으로 점쳐져 앞으로 경기과열 논쟁은 더욱 거세질 수 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외부분이 지속적으로 상황이 좋은 데다, 최근 경제상황이 살아나고 있다"며 "한은이 물가불안을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예측한 것"이라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상폭 "확대되나"
이에 따라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폭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도 강하게 제기된다.
한은이 당초 올해 경제성장률을 4.5%로 내다보았으나, 5% 안팎으로 상향할 경우 통화정책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한은이 올해 기준금리를 연간 2~3차례에 걸쳐 0.75%포인트가량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경기성장률이 확대될 경우 1%포인트 안팎의 인상도 가능하다.
또 지난해 4·4분기부터 물가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도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오름폭을 확대하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 1월에도 4%가량 오를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한은이 GDP 갭 확대를 경제성장률 상향조정의 이유로 삼고 있는 만큼 기준금리 인상폭 확대 가능성도 높다.
지난해 7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을 때도 김중수 한은 총재는 GDP 갭 플러스 전환을 논거로 삼았다.
다만 경제성장과 물가안정을 동시에 잡겠다는 정부의 기조가 금리 결정의 최대 변수다.
정부는 올해 5%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하면서, 3% 안팎의 안정적인 물가 흐름을 가져가겠다고 공언했다.
만약 한은이 경기과열을 이유로 금리 인상 조짐을 보인다면 정부의 강력한 견제가 불가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