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우건설 임원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고 있다. 지난 연말 새주인(산업은행)을 맞아 재도약의 의지를 불태우는 가운데, 개인적으로는 보너스(?)까지 챙기게 됐기 때문이다. 애사심이란 명분으로 억지로(?) 떠안은 자사주가 복덩이가 돼 돌아온 것.
대우건설 임원들은 지난해 10월 자사주 93만4313주를 떠안았다. 서종욱 사장을 비롯한 전무급 이상 10명은 9000주, 나머지 임원 110명은 7676주씩이었다. 매입가격은 주당 평균 1만1500원으로 8800만원에서 많게는 1억3500만원 정도를 부담해야 했다.
하지만 이후 대우건설 주가가 꾸준하게 오르면서 평가액이 급등한 것. 대우건설의 지난 21일 종가는 1만5000원. 단순 계산으로 주당 3500원이 오른 것이다. 수익률로 따지면 30.4%다. 4개월만에 30%가 넘는 수익률을 올렸으니 최고의 투자를 한 셈이다.
대우건설은 지난 2007년 서울역 앞 대우빌딩(지금의 서울스퀘어) 매각 과정에서 주식매수청구권이 행사된 주식 93만4313주를 보유하게 됐다. 하지만 자본시장통합법에 따라 3년이 지난 2010년 처분을 해야 했고, 이를 임원들이 인수한 것이다.
자사주 물량이 시장에 풀리면 주가에 부담이 될 것을 우려해 임원들이 떠안기로 한 것이다. 솔선수범해서 책임경영에 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했지만 부담이 있었던 것은 사실. 하지만 이렇게 떠안은 짐이 이제는 표정관리에 들어가야 할 정도로 복덩이가 된 것이다.
한 임원은 "'잘 하면 손해는 보지 않겠지'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빨리 '복덩이'가 될줄은 몰랐다"며 "회사는 새 주인을 만나 잘 풀리고, 생각지 않은 돈도 벌고나니 에너지가 절로 샘솟는다"며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