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이날 오전 전통문을 통해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명의로 남북고위급군사회담 개최를 전격 제의했고 통일부는 이에 대해 정부가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남북 군사회담이 열리는 것은 지난해 9월30일 천안함 사건과 관련한 남북 군사 실무회담 이후 3개월만으로 북측은 전통문에서 “군사적 현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남북고위급군사회담을 하자”고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북측의 회담제의는 특히 우리 정부가 지난 10일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 및 추가 도발 방지에 대한 확약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 확인을 위한 당국간 대화를 제의한데 대해 천안함.연평도 논의를 수용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통일부는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 및 추가도발 방지에 대한 확약을 의제로 하는 남북 고위급 군사회담에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부는 또한 고위급 군사회담 개최를 위해 북측이 제의한 예비회담을 수용키로 했다.
장광일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북측의 고위급 군사회담의 규모에 대해서 “장관급 회담이 될 수도 있고, 장성급 회담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장 실장은 예비회담 제안 시기에 대해 “빠른 시간 내에 북에 제의를 할 것”이라며 “내일이나 다음주 초도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남북한 국방장관 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북 고위급 군사회담 개최를 위한 예비회담은 양측의 일정을 고려할 때 내달초 열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1차 국방장관 회담은 2000년 9월24일부터 26일까지 제주도에서 조성태 전 장관과 김일철 인민무력부장 사이에, 2차 회담은 2007년 11월27일부터 29일까지 평양에서 김장수 전 장관과 김일철 부장 사이에 열린 바 있다.
이번 회담에 대해 북한은 예비회담의 개최 날짜와 장소는 남측의 편의대로 정하자고 제의하고 모든 현안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이례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 북한의 전격적인 회담제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19일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북한의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에 우려를 나타내며, 현재의 상황타개를 위해 `진지하고 건설적인 남북대화‘가 언급된 이후 나온 것으로 이에 따른 영향이 있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회담에서는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한 책임과 조치에 대해 치열한 입장차가 예상된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얼마나 사과를 진지하게 하는지 들어봐야 한다”며 “ 북한의 회담 제의 자체를 진정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회담에 나가 북측의 진정성을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장 실장은 “우리가 협의하고자 하는 의제에 대한 확실한 입장 확인 없이 (고위급 군사회담을)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실무회담에서 기존 입장과 변화가 없다면 안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또 북측이 우리 측이 요구한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언급하지 은 만큼 비핵화 문제를 별도로 논의할 고위급 당국 간 회담 개최를 북측에 제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