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브릭스(Brics) 국가의 중추인 인도, 아프리카와 유럽의 교두보 역할로 매년 급성장하고 있는 이집트를 방문, 한국형 원자로와 고속철도 등 인프라구축 사업에 한국기업의 참여를 적극 요청하고 있다.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2월 급한 불을 끄기 위한 소방수로서 취임한 윤 장관은 지난해 플러스 경제성장을 견인했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중재자 역할에 치중했으나 3년차인 올해 사뭇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신흥 개도국 세일즈 외교 본격화
윤 장관은 지난 17일 인도 뉴델리에서 프라납 무커지(Mukherjee) 재무장관과 '제2차 한·인도 재무장관 회의'를 열어 지난해 발효된 CEPA(한·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을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격상시키는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윤 장관은 향후 30년간 인도가 63GW 규모의 원자력발전 설비 확충계획을 세운 것과 관련, 한국형 신형 원전(1400MW) 건설에도 관심을 가져 줄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 지난해 한국은 인도가 발주한 1650MW급 원전 2기를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직접 나선 프랑스에 빼앗겨 분루를 삼켜야 했다.
아울러 인도가 세계 2위의 인구로 폭발적인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 철도, 도로, 전력망 등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에 경험이 풍부한 국내 기업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오는 19일에는 이집트 카이로로 자리를 옮겨 사상 처음으로 IMFC(국제통화금융위원회) 의장인 요세프 부트로스 갈리(Ghali) 재무장관등과 고위경제협력회의를 열어 양국간 건설·인프라 구축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벌일 예정이다.
윤 장관은 이집트 전력에너지부장관과의 면담에서는 양국 원자력 협력방안을 요청할 예정이다.
아프리카의 대표 경제국인 이집트는 유럽·중동·아프리카의 전략적 요충지로 최근 5년간 경제성장률이 적게는 4.7%에서 많게는 7.2%까지 급격한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소방수→중재자→세일즈 외교관 변신
윤 장관이 새해 벽두부터 세일즈 외교에 나선 것은 지난해 금융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데 이어 G20 서울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선진국과 신흥 개도국간 중재자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데 기인하고 있다.
연초부터 유가 등 원자재가 급등, 이상한파에 따른 전력난, 물가급등 우려로 국내경기가 위축될 조짐을 보이자 이번 기회를 통해 성장동력의 발판을 해외세일즈 외교에서 찾아야 한다는 요구와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9년말 이명박 대통령이 나서 UAE(아랍에미레이트) 원전을 수주하면서 향후 한국형 원자로 수출에 신기원을 이룬 바 있다. 최근에는 자체개발된 고속열차(KTX-Ⅱ)로 브라질 수출길에 오르는 등 원전 및 고속철 수출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신 성장동력을 모색해 온 경제수장에게는 천군만마와도 같은 희소식이다.
여기에 G20 정상회의 이후 교체를 예상했던 안팎의 관측을 무색케 하며 취임 3년차로서 이 대통령의 굳건한 신임을 받고 있는 것도 세일즈 외교에 나선 윤 장관의 어깨를 가볍게 하고 있다. 윤 장관은 최각규 전 경제부총리(1991년 2월~1993년 2월 재임) 이후 최장수 경제수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윤 장관은 지난해 금융위기와 G20 정상회의 의장국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이를 신흥·개도국과의 세일즈 외교를 넓힐 수 있는 소중한 기회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이번 인도·이집트 고위경제협의에서도 원전 및 고속철도 수출 등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분야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