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식 세계화' 급물살

중국이 최근 전세계 각국에 대한 영향력을 급격히 확대하며 이른바 ‘중국식 세계화’로 불리는 전략을 통해 자기 방식으로 글로벌 경제통합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8일 보도했다.

FT는 최근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에는 전세계의 금융, 상업은 물론 정치까지 모두 중국으로 귀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수년간 많은 나라는 최대 무역상대국이 더이상 미국이 아니라 중국이라는 점을 깨닫고 있다면서 이는 이웃 한국이나 일본은 물론 브라질, 호주 등도 예외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실제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중국이 차지하는 무역비중은 한국의 경우 지난 1992년 4.0%에서 지난해(2009년9월~2010년8월)에는 22.8%로 늘어났으며, 일본도 같은기간 5.0%에서 20.4%로 4배 이상 확대됐다. 이밖에 미국(3.5%→14.3%), 브라질(0.9%→14.0%), 호주(3.7%→20.6%), 남아공(1.8%→13.1%), 영국(0.6%→6.2%) 등 대륙에 관계없이 모든 국가의 대중(對中) 무역의존도가 크게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컨설팅업체인 유라시아의 에반 페이겐바움 연구원은 “중국은 경제, 금융의 연결망에서 중심역할을 추구할 것”이라면서 “특히 아시아에서 미국을 배제하고 무역과 투자의 새로운 질서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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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는 중국의 이같은 야심의 중심에는 중국개발은행(CDB)이 있다면서 지난 2년간 이 은행이 개발도상국 정부와 기업들에 무려 650억달러 이상을 대출하는 등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CDB는 특히 각 지점에 각각의 담당지역을 책임지게 하고 있는데, 예를 들면 허난(河南)지점은 아프리카 남부지역을, 충칭(重慶)지점은 발칸국가들을 상대하도록 배정하면서 신흥경제국들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중국인민은행 리다오퀴(李稻葵) 자문관은 “중국은 고성장 신흥경제국가들과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면서 “그들이 자원을 갖고 자본을 원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잉여자본이 있는데 그렇게 못할 이유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베이징 = 조용성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