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경상남도 람사르환경재단 장용창 사업지원팀장) 거문오름 곶자왈 숨골 주변의 풍경. 숨골 주변에만 눈이 없는 진풍경을 보여준다. 숨골이 뿜어내는 더운 열기로 인해 수중기가 피어오르는 모습도 보인다. |
(제주=아주경제 강정태 기자) 한겨울 쏟아지는 폭설에도 아랑곳 하지않고 더운 열기를 내뱉는 땅이 있어 관심이다.
주인공은 제주 거문오름 곶자왈. 이곳엔 아무리 눈이 많이 내려도 쌓일 틈이 없다고 한다. 곶자왈에서 뿜어내는 따뜻한 열기가 눈을 순식간에 녹여버리기 때문이다.
주변엔 하얀 눈이 겹겹이 쌓여 한겨울 설경을 자랑하지만 이곳은 푸른색 이끼와 봄을 알리는 고사리가 자라는 신비한 땅이다.
곶자왈은 숲을 뜻하는 ‘곶’과 수풀이 우거진 ‘자왈’을 합한 제주 방언이다. 예전엔 쓸모없는 땅으로 치부됐다. 흙도 없는 현무암 투성이 척박한 곳인 탓에 경작지로 쓸 수 없었던 탓이다. 소나 말을 먹일 풀도 잘 자라지 않아 방목지로도 외면 받았다.
그러던 지역이 최근 순수 자연의 모습을 간직한 생태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곳곳엔 숨골과 풍혈(風穴)이 있어 1년 내내 온도 변화가 없다고 한다.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한 자연 온냉방기인 셈이다.
내리는 비를 모조리 빨아들여 제주 지하수를 만드는 원천이 되기도 한다. 남방계와 북방계 식물이 공존해 식물종 다양성 면에서도 식물의 보고로 꼽힌다.
지난 16일 환경부 국가습지센터가 지원한 제주 습지생태관광 프로그램에 참여한 경상남도 람사르환경재단 장용창 사업지원팀장.
장 팀장은 “매서운 추위 속에서도 거문오름 곶자왈 숨골 근처에 가니 갑자기 포근해졌댜”며 “그곳에서 나오는 더운 바람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는 “자세히 보니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것도 볼 수 있었다”며 “여름엔 시원한 바람을 뿜어내 마을 주민들이 피서지로도 이용된다”고 전했다.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제주엔 제주시 한경면·애월·조천·구좌읍 등 4개 지역에 110㎢의 면적으로 곶자왈이 분포돼 있다”며 “식물 종다양성이 뛰어나 학술적으로도 연구가치가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