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부동산 중개업소가 밀집돼 있는 서울 송파구 잠실동 한 아파트 단지내 상가 앞에서 한 시민이 휴대폰으로 전셋집을 찾고 있다. 이번 금리 인상 소식 이후 전셋집을 찾는 고객이 더 늘어났다는 것이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
(아주경제 권영은 기자) 전셋값 폭등을 견디다 못한 황모(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35)씨는 대출을 받아 전세금을 올려주느니, 차라리 이 참에 무리를 해서라도 집을 마련할 계획이었지만 금리인상 소식에 다시 전셋집을 알아보고 있다. 황씨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6%대까지 치솟는 상황에서 내 집마련은 도저히 무리라는 판단에 다시 전셋집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셋값이 고공행진 하면서 내 집마련에 나서려던 수요가 기습적인 금리 인상으로 다시 전세로 눈을 돌리면서 부동산 시장에는 더욱 혹독한 한파가 몰아칠 전망이다. 매수세는 더욱 얼어붙고, 전세수요 폭증과 미분양 소진률 저하로 번질 것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 상가 1층 J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시범 한양 아파트 30평대 전세는 올초까지 2억7000만~2억8000만원이었지만 현재는 2억9000만~3억3000만원에 나와있다"며 "각 단지 별로 1~2개 정도의 매물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가격대도 계속 올라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같은날 경기도 용인의 경우,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들이 집을 사겠다던 수요자들에게 전화를 연신 돌리고 있었지만, 수화기 넘어로 들려오는 대답은 "조금 더 두고 보겠다" 뿐이다.
수지구 S공인 관계자는 "최근 전셋값이 크게 오르면서 매맷값도 상승 반전하는 등 집을 사려는 수요자들도 꽤 생겼었지만, 이번 기습적인 금리 인상 소식에 매매수요의 발길이 뚝 끊겼다"며 "이러한 추세라면 매맷값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고 토로했다.
이는 신규 입주 단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잔금과 중도금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집을 내놓는 수요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입주율이 저조하거나 분양권에는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고 있는 상황이다.
성복동 B공인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40평대 이상의 대형평형 아파트의 기존 계약자들이 중도금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내놓은 매물이 쌓여 소진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얼마전부터 입주가 시작되면서 잔금을 내지 못한 계약자들마저 매물을 토해내고 있어 대형평형은 당초 분양가보다 5000만원 이상 싼 물건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인천 연수구에서도 중도금 이자를 감당하지 못한 대형 평수의 아파트들이 시장에 밀려나오면서 분양가보다 2000만원 이상 가격이 떨어진 상태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올해 전반적으로 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됐던 만큼 이번 금리인상 파급 효과는 크지 않을 듯 하지만, 집을 사려는 수요가 감소해 집값 회복세가 지체되고, 이는 전세시장의 대기수요 증가로 어어져 '전세대란'를 가중시킬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