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최근 상승세는 분명 과열이다. 하지만 코스피가 2100포인트를 돌파해도 아직은 거품이 아니다. 실적을 바탕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관건은 경기가 회복될 수 있냐 여부다. 경기가 정상화되지 못한다면 유동성으로 인한 증시는 거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변동성은 높아지고 있다. 11포인트를 넘나드는 '널뛰기 장세' 속에 거품 논란이 본격화되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새해 들어 1.88% 올랐다. 지난해 2051포인트로 한 해 장을 마쳤던 지수가 이제는 2100포인트를 넘나들고 있다.
◆ "거품 아니다. 아직 멀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대부분 최근 가파르게 오른 장세가 거품이 아니라고 답했다.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아직까지는 거품은 아니다"라며 "키움증권 전망치인 2400포인트에 도달해도 주가수익비율(PER)은 12배 아래에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적을 바탕으로 오르고 있다는 점도 꼽았다.
양기인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실적이 지난해보다도 더 좋아질 전망이므로 코스피가 상승세를 타더라도 이를 거품으로 볼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시기상으로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품과 채권시장은 거품 수순으로 접어들었지만 아직 주식시장은 거품 상태는 아니다"라며 "본격적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 "과열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일각에서는 연초 들어 지나치게 오른 증시가 과열이라고 바라봤다.
임진균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예상보다도 빠르게 오른 지수는 어느 정도 과열상태로 볼 수 있다"하지만 "올해 실적 상황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거품으로 빠질 여지는 있다"고 전했다.
거품 논란의 핵심은 유동성이다. 유동성만으로 지수가 상승하고 있다는 평가가 거품 논란으로 이어졌다.
박연채 센터장은 "핵심은 인플레이션이 강화되고 실적이 예상에 못 미침에도 증시가 유동성만으로 올라야 거품이다"라며 "원자재 가격과 곡물가가 현재 상승속도보다 빨라진다면 거품으로 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승현 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풍부한 유동성의 힘으로 여기까지 온 만큼 내년도 정책적 변수에 따라 유동성의 힘이 소멸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진단했다.
◆ 주요변수는 유럽위기·중국긴축·인플레이션
향후 국내증시에 주요 변수는 유럽위기와 중국긴축, 신흥국 인플레이션 문제가 될 전망이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춘절을 전후로 한 중국의 긴축 움직임이 변수"라며 "최근 중국 주식시장 움직임과 유사하게 움직이므로 중국이 춘절이후 본격적인 긴축으로 기조를 돌린다면 당분간 '숨'을 고를 것"이라고 바라봤다.
신흥국 인플레이션 문제도 주목해야할 부분이다.
박연채 센터장은 "원자재 가격과 곡물가가 인플레이션을 만드는 주범"이라며 "현재 속도로 오른다면 견딜 수 있지만 속도가 빨라진다면 신흥국 증시 전체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중심의 수급도 변수다.
이종우 센터장은 "유동성 장세는 중간에 조정 받는 경우가 없다"며 "큰 폭으로 올랐다가 큰 조정을 받는 것이 유동성 장세의 특성"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유동성은 정책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며 "지수가 2300~2400대에 오르게 되면 지수대에 대한 부담으로 유동성이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오는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주요 10개 증권사가 예상하는 올해 코스피밴드는 2300~2500포인트다.